뉴질랜드 서가맘 2019. 3. 14. 14:19
뉴질랜드 남섬의 남서부쪽, 피오르드랜드국립공원에 위치해 있는 밀포드사운드와 미러레이크의 여운이 채 가시지도 않은 오후였답니다. 한치의 흐트러짐 없이 온전했던 자연 속에서 많이 웃고 많이 즐거웠던만큼 지금 이 순간을 오래도록 추억하며 간직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다시 퀸스타운으로 돌아가는 길에 잠시 테아나우에 들러 쉼을 가졌답니다. 푸른 빛이 참 고운 꽃을 만났어요. ↗갓 세살이 된 우리 딸은 뉴질랜드 땅 위 어디서나 맨발의 청춘이었답니다. 혹여나 발을 다칠까 염려되어 따라다니며 양말이며 신발을 신겨줬지만 틈만 나면 벗어던지기 일쑤인지라 나중엔 그냥 위험한 건 없는지 살피는 게 낫겠다 싶었지요. 그런데 저렇게 맨발로 다니면서도 가시 한 번 박히지 않고 오물 한 번 밟은 적이 없답니다. 길거리도 정원도 모..
뉴질랜드 서가맘 2019. 3. 13. 20:40
즐거운 마음 가득 안고 뉴질랜드 남섬 여행을 시작한지 4일째 되던 날. 화창했던 이 하루는 밀포드사운드(Milford Sound)의 신비함에 취하고, 미러레이크(Mirror Lakes)의 단아함에 반한 날이었답니다. ↗퀸스타운에서 약 300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는 밀포드사운드는 바다가 내륙으로 15km 정도 뻗어 들어가 있는 피오르드 지역이며, 마오리족에게는 예로부터 피오피오타이라고 불려 왔답니다. 지구에 존재하는 수많은 국립공원 중에서 가장 청정한 지역으로 손꼽히고 있는 밀퍼드사운드, 태초의 모습을 간직한 채 자연의 웅장함을 드러내고 있는 이 곳은 아름답다는 말보다 신비하고 경이롭다는 말이 더 어울리는 곳이 아닐까 싶었답니다. ↗테아나우 홀리데이파크에서 맞는 이른 아침, 저 멀리 산 아래까지 구름..
뉴질랜드 서가맘 2019. 2. 26. 01:26
눈부시게 아름다운 와카티푸 호수를 품고 있던 퀸스타운 힐을 뒤로 한 채 저희는 이동을 시작했답니다. 월터 피크 농장에서의 팜투어 때 간단하게 티타임을 가지긴 했었지만 차를 타고 한참을 달린데다 늦은 오후가 되니 아이들도 배고프다 졸라대고 어른들도 왠지 출출해지는 것을 모른 척 할 수가 없었답니다. 아직 가야 할 길은 조금 더 남았는데다 도착한다 해도 저녁밥을 지어 먹어야 하니 말이지요. ↗킹스턴 로드를 달리다가 오랜 시간 차에 앉아있느라 고생한 몸도 좀 움직일 겸, 주변 풍경을 감상하며 허기라도 달랠 겸 해서 저희는 잠시 쉬었다 가기로 결정을 했답니다. 차를 댈 만한 곳을 찾아 그냥 멈춰선 자리였는데 이 곳에도 눈을 사로잡는 풍광이 펼쳐져 있었답니다. 차를 타고 달리는 동안 계속 이어진 물줄기라 강인 줄..
뉴질랜드 서가맘 2019. 2. 25. 14:48
퀸스타운에서 맞이하는 두 번째 아침은 정말 화창한 햇살이 파란 하늘을 가득 채운 아름다운 날이었답니다. 밤새 충분히 쉬고 여유로운 아침 식사를 마친 저희는 9시를 조금 넘긴 뒤 이틀밤을 평안히 묵었던 숙소에서 체크아웃을 했답니다. ↗짐을 싣고 퀸스타운 공영주차장에 주차를 해 둔 뒤 조금 걸어 와카티푸 호수의 귀부인이라 불리우는 언슬로호(TSS EARNSLAW)를 타러 갔답니다. 언슬로호는 1912년부터 와카티푸 호수를 가로지르며 운행되어진 증기선으로 현재까지도 새카만 석탄을 빨갛게 태우며 동력을 얻고 있는 배랍니다. ↗예전에는 양들을 태우고 이 호수 위를 힘차게 달렸다는데 지금은 양들은 태우지 않는 듯 했어요. 무려 백년이 넘는 세월동안 와카티푸 호수를 지켜온데다 1990년 3월,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
뉴질랜드 서가맘 2019. 2. 15. 03:34
길고 길었던 11시간의 이동으로 지친 몸은 아주 쾌적했던 숙소에서 밤새 푹 쉰 덕분에 정말이지 너무도 가뿐해졌답니다. 퀸스타운에서 맞는 첫 아침은 어제와는 달리 햇살이 눈부시게 쏟아져내리며 너무도 아름다운 하늘을 그려내고 있었답니다. 오클랜드 공항에서 크라이스트처치 공항으로 오는 길에 비행기를 놓쳐 혼이 쏙 빠질 듯한 일을 불러왔던 어마무시했던 태풍, 이젠 정말 멀리 가 버렸나 봅니다. 왠지 기분이 더 좋은 아침입니다. [크라이스트처치행 비행기를 놓쳤어요. https://liebejina.com/96] ↗아침 8시를 갓 넘긴 시간, 아이들을 잠깐 맡겨두고는 숙소 밖으로 나왔습니다. 상쾌한 공기가 온 몸을 돌아나가는 듯 기분이 좋아 잠깐동안 여기 저기를 살펴보았답니다. 숙소를 나와 바라 본 퀸스타운의 전경..
뉴질랜드 서가맘 2019. 2. 13. 00:41
어린 서가네 아이들이 긴 여행에 너무 힘들까 싶어 테카포호수, 푸카키호수, 와나카호수 등을 들르며 중간 중간 쉬었다 오길 반복했더니 크라이스트처치에서 퀸스타운까지 장장 11시간이 걸렸답니다.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오전 7시 50분에 출발해서 퀸스타운에 예약해 둔 숙소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6시 50분이었거든요. 정말이지 하루가 다 갔네요. 한국에선 이 정도면 완전 엄청난 명절대란이나 되어야 겪을 최고의 교통체증 수준인 시간일텐데. 그래도 계속 쉬어가며 놀아가며 이동한 덕분에 그리 힘들진 않았답니다. 여행에 대한 설렘도 한몫 했겠지요? ↗저희가 들렀던 곳을 하나씩 구글지도에 입력해보니 교통체증이 없을 경우 6시간 27분이 소요된다고 나오네요. 저희도 교통체증은 전혀 없었지만 저건 쉼없이 달렸을 때의 이야기일테..
뉴질랜드 서가맘 2019. 2. 12. 16:18
뉴질랜드 남섬 여행에서 빼 놓을 수 없는 퀸스타운을 향해 여행을 떠나기로 한 첫 날, 크라이스트처치(치치)의 하늘은 구름으로 가득했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아이들 아침을 간단히 챙겨 먹이고, 옷을 입혀 나갈 채비를 모두 끝낸 뒤 저는 집 앞에 있는 공원에 잠시 뛰어 나갔답니다. 집 앞에 이렇게 너른 잔디밭과 아름드리 나무들이 가득한 숲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상쾌한 일인지 말이예요. 날은 잔뜩 흐렸지만 그래도 풀내음 가득한 상쾌한 아침 공기가 참 기분좋게 하는 아침이었답니다. 일주일간의 이번 남섬 여행이 너무도 행복할 것만 같은 느낌이랄까요? 이제 정말 출발입니다. ↗잔디밭 너머 나무들 뒤로는 각양각색의 삶이 자리잡고 있답니다. 누구나가 꿈꾸는 전원생활이 여기서는 모두가 누리는 삶인 것만 같아 그저 부러..
뉴질랜드 서가맘 2018. 2. 13. 21:44
신랑과 함께 자주 보던 TV 프로그램 중에 '정글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답니다. 두 아이들 양육하면서 강의도 듣고 살림하느라 요즘은 잘 챙겨보지 못하긴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좋아하는 프로그램이지요. 언젠가 뉴질랜드 편을 보면서 병만족이 야생 장어를 잡아 나뭇가지에 끼워 구워먹은 걸 본 적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걸 보면서 '여보, 저건 정말 맛있겠다, 야생 장어는 어떤 맛일까?'하며 대화를 나눴었거든요. 그런데 지금 제가 그 때만 해도 생각지도 못했던 뉴질랜드에 덜컥 와 있잖아요, 그리고 그 뉴질랜드에서 저녁 식사에 초대받아 예상치도 못했던 그 야생 장어를 소금쳐서 구워먹게 됐답니다. ↗낯선 곳에 와서 낯선 이들로부터 대접받는 귀한 한 상이었답니다. 이 한 상에 담긴 마음이 너무도 소중해서 오랫동안 기억..
뉴질랜드 서가맘 2018. 2. 11. 23:27
낮은 구름이 가득한 하늘, 크라이스트 처치에서 맞는 두 번째 아침입니다. 우리와 함께 오클랜드에서 크라이스트 처치까지 왔던 태풍은 아직도 파란 하늘을 보여주지 않고 심술입니다. 우리 나라의 파란 하늘을 보고 잿빛 하늘이라고 했던 누군가의 말 이후로 새파란 하늘은 대체 어떤 하늘일까 궁금했었는데 뉴질랜드의 하늘은 그리 쉽게 그 모습을 보여주질 않았지요. 그럼 어때요, 아직 시간은 많이 남아있는 것을요. ↗태풍에 나무에서 떨어진 작은 새집, 그 안에다 거센 바람에 떨어진 꿀밤을 가득 주워담아 '엄마, 여기!' 하고 내미는 우리 아들이예요. 이렇게 예쁘고 사랑스러운 모습이 혹여나 기억에서 지워져버릴까 얼른 카메라에 담았답니다.↗오늘 아침도 파란 하늘은 아니었지만, 양털같은 구름이 낮게 덮여있는 모습이 참 포근..
뉴질랜드 서가맘 2018. 2. 11. 20:05
2018년 2월 1일, 밤새 뒤척이며 울고 짜증내던 아이들을 달래느라, 다른 승객들에게 미안해서 눈치보며 밤새 한 숨도 못 잤던 날이었답니다. 게다가 생각지도 못하게 오클랜드 공항에서 맞닥들인 태풍으로 인해 비행기가 연착되고, 게이트가 몇 번씩 바뀌는 통에 크라이스트 처치로 오는 비행기를 놓치는 웃지 못할 헤프닝을 겪었던 저는 정말이지 파김치가 되었었답니다. 우여곡절 끝에 크라이스트 처치 공항에서 동생 부부를 만나 동생네 집으로 왔던 저의 뉴질랜드에서의 첫 날이 지나갔지요. 길고도 길었던 힘든 시간이 지나고 밤새 편안한 침대에 누워서 아이들과 평안을 누릴 수 있음에 참으로 감사했답니다. 뉴질랜드는 지금 한여름이라고 들었는데 생각보다 뉴질랜드에서의 첫날 밤은 추웠답니다. 원래 이렇게 춥냐고 했더니 그렇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