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서가맘 2019. 10. 10. 09:59
뉴질랜드에서의 일상이 어느새 몸에 배이기 시작한 어느 날이었답니다. 감사하게도 동생이 섬기는 교회에서 만나 뵈었던 한 권사님께서 점심식사를 같이 하자며 서가맘과 친정엄마를 초대해 주셨어요. 뉴질랜드로 여행 온 서가네 가족들을 향한 환영의 인사와 집 떠나 온 여행자를 위한 배려가 느껴져서 정말 마음이 따뜻했지요. 약속시간에 늦지 않도록 우리 꼬꼬마와 함께 모두가 일찌감치 채비를 하고 길을 나섰답니다. 집 앞에 도착해서 띵동벨을 눌렀더니 얼마나 환한 미소로 맞아주셨는지 집으로 들어서는 제 마음도 환하게 밝아졌답니다. 참으로 감사한 일이지요. ↗도착해서 보니 식탁 위에는 이미 바로 먹을 수 있도록 음식이 차려져 있었어요. 도착시간에 맞춰서 아침부터 분주하게 음식을 하신 것 같았어요. 오늘의 메인 요리는 갖가지..
뉴질랜드 서가맘 2019. 10. 9. 17:56
햇살이 참 따스했던 어느 토요일 오전에 아이들과 함께 파머스마켓에 다녀왔었지요, 아이들과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웃고 떠들며 여기 저기를 뛰어다녔었지요. 물 위를 유유히 노니는 오리들과 인사도 나누고, 잔디밭에 둘러 앉아 맛있는 간식을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 뒤 집으로 돌아온 우리들 손에 들린 것은 사슴고기로 만든 살라미였답니다. ↗수제 살라미가 주렁 주렁 매달려 있는 모습, 순간 여기가 우리집 뒷마당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네요. 고리마다 걸려있는 살라미가 어쩜 저렇게 탐스러워 보일까요. '보암직도 하고, 먹음직도 하고..' 아마 딱 이런 느낌일 것 같아요! ↗여러 종류의 살라미가 있었고, 종류별로 시식 행사도 하고 있었답니다. 원하는 걸로 하나씩 먹어본 뒤 우리가 고른 것은 사슴고기로 만든 살라미..
뉴질랜드 서가맘 2019. 10. 5. 22:28
나뭇가지마다 물이 가득 올라 연두빛 새순이 돋아나는 크라이스트처치의 봄은 참 아름답습니다. 파란 하늘과 초록잎들과 부서지는 햇살은 어디서나 참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지저귀는 새소리는 덤이지요. 이렇게 완벽한 조화 속에 모인 사람들은 더없이 행복한 시간들을 선물받기 마련이지요. 운이 좋게도 바로 우리가 그러했답니다. ↗리카턴 부시(Riccarton Bush)에서 열리는 토요마켓 입구에는 마켓을 이용하는 모두를 향한 환영의 메시지와 함께 지켜야 할 최소한의 규칙들이 명시되어 있었답니다. 표지판 뒤로 보이는 마켓의 풍경, 리카턴 하우스 앞으로 마켓들이 줄지어 서 있고 사람들도 정말 정말 많이 모여 있었어요. 아이들을 데리고 온 부모들, 친구와 함께인 청소년들, 오랜 세월을 나눈 노부부들.. 참 많은 연령..
뉴질랜드 서가맘 2019. 10. 1. 19:46
서가파파는 대한민국의 여느 아빠들처럼 평범한 직장인이랍니다, 사실 여름휴가 한 번 제대로 가 본 적이 없었지요. 3일의 휴가도 붙여서 쓰기 불편하다며 나눠쓰기 일쑤였지요. 그런 남편에게 엄청난 요청을 했어요, 아이들과 함께 먼저 뉴질랜드에 가 있을테니 추석 연휴에 연차를 앞뒤로 조금 붙여서 뉴질랜드로 오라고! 남편은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고 결국 추석 8개월 전에 티켓팅을 했답니다. 그러다가 중간에 갑자기 항공 스케줄이 취소됐다는 연락이 와서 스케줄을 변경하기도 했고, 회사에 또 바쁜 일들이 마구 쏟아져서 일을 제쳐두고 올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지요. 게다가 태풍까지 올라와서 항공편 결항이 우려되는 상황까지.. 돌아보니 남편이 뉴질랜드로 오기까지 참 많은 일들이 있었어요. ↗태풍 링링의 ..
뉴질랜드 서가맘 2019. 9. 16. 10:14
[2019.08.24.토] 크라이스트 처치에 와서 세 번째로 맞는 아침은 햇살이 아주 따스한, 즐거운 토요일이었답니다. 그제보다 어제, 어제보다는 오늘이 더욱 이불 속에서 나오기가 가뿐한 아침이었지요. 어느 정도 여독이 풀린 듯도 하고 이렇게 따스한 날씨를 그냥 지나보내기에는 너무 아쉽기도 했던지라 아이들과 함께 추억이 깃든 놀이터에 가기로 했답니다. ↗부드러운 우유거품 가득 올려서 시나몬 가루를 톡톡 뿌려 카푸치노 한 잔! ↗일어나자마자 내려 마시는 커피는 참 맛이 있어요, 참 오랜만에 이런 여유를 누리는 요 며칠이네요. ↗아침은 토스트와 커피로 간단히 먹었던지라 점심은 뜨끈한 수제비를 먹었지요, 볕이 너무 좋긴 했지만 아직 바람은 찬 크라이스트처치인지라 뜨끈한 국물이 너무도 잘 어울렸답니다. 뜨거운 ..
뉴질랜드 서가맘 2019. 9. 5. 11:07
[2019.08.23.금] 두 달 간의 크라이스트처치로의 여행 계획을 세우며 동생과 이야기했던 부분은 바로 아이들을 유치원에 보내는 것이 어떠냐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아이들이 다섯살, 세살일 때 이 곳으로 한 달간의 여행을 와 봤던 경험을 떠올려보니 짧은 시간이나마 아이들을 꼭 유치원에 보내야겠다는 것이 저희의 결론이었거든요. 지난 번에도 분명 답답한 일상에서 벗어나 휴식을 얻고자 온 여행이었는데 하루 종일 아이들과 함께 있으니 사실 여유를 즐기기는 커녕 너무도 분주했고, 같은 이유로 동생은 일도 제대로 하지 못했었지요. 알아보다 보니 크라이스트처치에 살고 있는 아이들 뿐 아니라 여행자의 아이들도 유치원을 다닐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이번엔 기필코 온종일 아이들과 붙어있지 않으리라 결심을 했답니다..
뉴질랜드 서가맘 2019. 9. 4. 10:37
[2019.08.22.목] 뉴질랜드에서의 하룻밤을 잘 보내고 아침을 맞이했어요, 평소같으면 7시에 일어나는 아이들인데 3시간의 시차 때문인지 오전 10시가 넘어서야 겨우 일어났답니다. 게다가 길고 길었던 여행 때문에 피로한 탓도 있었겠지요. 반가움에 피로도 잊었었는데 저녁을 먹고 잠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찌나 피곤했는지 몰라요. 어떻게 잠이 들었는지도 모르게 밤이 지나고 긴 여행 뒤에 밀려 온 피로감을 어느 정도 털어낸 아침. 뒤척임 한 번 없이 정말 평안히 밤을 잘 보낼 수 있도록 포근한 이불과 따수미텐트, 전기요로 무장한 따스한 보금자리를 제공해 준 우리 동생 부부에게 참 감사했어요! ↗일어나서 정신을 차리고 보니 벌써 오전 시간이 거의 끝나가네요, 햇살은 낯선 여행자를 반겨주는 듯 어찌나 예쁘게..
뉴질랜드 서가맘 2019. 8. 30. 11:56
[2019.08.21.수] 00:50, 자정을 훌쩍 넘긴 시간에 우리는 크라이스트처치행 비행기를 탔답니다. 다섯시간을 함께 바이윈 공항에서 이야기를 나누었던 분들도 함께였지요. 그리고 우리와 같은 공간에 앉아 계셨던 중국인 여행자가 제게 말했어요, "당신을 위해 내가 잠든 이 아이를 안아주겠다." 그 분의 호의가 너무나도 감사했지만, 여리여리한 그 여성분에 비해 우리 딸은 꽤나 건강하여서 죄송하기도 하고 해서 정중히 거절을 했답니다. 잠든 아이 셋을 데리고 있는 제가 그렇게나 안쓰러워 보였나 봅니다. 둘 다 깨울까 하다가 결국 백일된 우리 꼬꼬마 아가를 친정엄마가 안으시고, 서가맘이 둘째 아이를 안기로 했지요. 그리고 첫째는 잠깐 깨워서 스스로 걷게 했답니다. 엄마를 잘 도와주는 의젓한 우리 첫째! ↗깊..
뉴질랜드 서가맘 2019. 8. 30. 10:04
[2019.08.20.화] 서가네가 여행을 시작할 즈음, 뜨거웠던 여름도 어느덧 그 열기가 식어져 아침 저녁으로 시원한 공기가 반갑게 느껴지던 날이었답니다. 아이들과 함께 크라이스트처치에 있는 동생네로 여행을 계획하고 티켓팅을 해 둔지 만 7개월만인 오늘 드디어 출발입니다. 동대구역으로 가서 KTX를 타고 서울역을 가서 공항철도로 환승을 한 뒤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로 가서 광저우행 중국남방항공을 타는 것이 오늘 저희가 해야 하는 일이었지요. 제 여행계획을 아는 많은 사람들이 중국남방항공에 대한 연착이나 불친절한 서비스 등을 이유로 참 많은 우려를 표하셨던지라 괜찮을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내심 걱정이었던 것은 사실이었답니다. 제게는 친정엄마가 함께 계시긴 했지만 100일밖에 안 된 아기와 고집..
뉴질랜드 서가맘 2019. 3. 19. 18:11
이 하루는 젊음이 가득한 퀸스타운을 중심으로 한 일주일간의 여행이 마무리되는 날, 동시에 서가맘의 인생에 있어 정말 큰 도전이었던 날이었답니다. 돌이켜보면 물 흐르듯이 그냥 그렇게 살아오면서 특별히 도전했던 것이 없었던 것 같아요. 아마 제 인생의 가장 큰 도전은 한 남자와의 결혼을 선택했던 것, 그리고 남들과는 조금 달랐던 출산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그런 제가 오늘은 번지점프대 위에 서기로 결심을 했다는 것! 제게 오늘은 특별한 날, 특별한 순간으로 기억될 것 같네요. ↗너무도 아름다웠던 카와라우강, 평온했던 그 곳에서 홀로 요동쳤던 심장! ↗뉴질랜드에서는 아침을 간단히 먹는다고들 하지만 우리 아이들은 늘 챙겨먹던 습관 탓에 절대 안 먹을 수 없는 아침밥, 바쁜 일정이 있으니 뭘 어떻게 하지는 못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