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남섬 여행 첫날, 2018.02.05-1
- 뉴질랜드
- 2019. 2. 12. 16:18
뉴질랜드 남섬 여행에서 빼 놓을 수 없는 퀸스타운을 향해 여행을 떠나기로 한 첫 날, 크라이스트처치(치치)의 하늘은 구름으로 가득했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아이들 아침을 간단히 챙겨 먹이고, 옷을 입혀 나갈 채비를 모두 끝낸 뒤 저는 집 앞에 있는 공원에 잠시 뛰어 나갔답니다. 집 앞에 이렇게 너른 잔디밭과 아름드리 나무들이 가득한 숲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상쾌한 일인지 말이예요. 날은 잔뜩 흐렸지만 그래도 풀내음 가득한 상쾌한 아침 공기가 참 기분좋게 하는 아침이었답니다. 일주일간의 이번 남섬 여행이 너무도 행복할 것만 같은 느낌이랄까요? 이제 정말 출발입니다.
↗잔디밭 너머 나무들 뒤로는 각양각색의 삶이 자리잡고 있답니다. 누구나가 꿈꾸는 전원생활이 여기서는 모두가 누리는 삶인 것만 같아 그저 부러울 따름이었답니다. 매일 아침 조깅도 여기선 가능할 것만 같네요.
↗이번 여행의 첫 목적지인 테카포호수를 향해 가던 중에 들른 작은 마을, 동생 부부의 추천으로 페어리 베이크하우스(Fairlie Bakehouse)에 들렀답니다. 이 작은 빵집에서 파는 연어파이가 그렇게 유명하다나요? 그래서 바삐 챙겨 나오느라 대충 먹었던 아침식사로 허기졌던 배도 달랠 겸 들어가 보았답니다. 오전 11시 30분에 찾아갔는데 매장 안은 사람들로 가득했답니다. 브런치를 즐기기로 유명한 뉴질랜드 사람들에게도, 많은 여행객들에게도 사랑받는 빵집인 듯 보였답니다.
↗매장 안 쇼케이스 가득히 다양한 빵들이 채워져있었어요. 빵을 즐기지 않는 저인데도 마구 '먹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빵들이었어요. 매장 가득 빵 냄새가 참 군침을 돌게 했거든요.
↗드디어 주문한 연어파이 두 개를 받았어요, 나중에 동생에게 들으니 페어리베이크하우스는 연어파이 뿐 아니라 미트파이도 정말 유명하다고 하네요.
↗연어파이를 반으로 잘라 살짝 속을 엿보니 부드럽게 익은 연어가 통으로 들어가 있었어요. 연어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정말 빼놓을 수 없는 음식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서가맘은 개인적으로 연어회는 참으로 사랑하지만 익힌 연어는 좋아하지 않는지라 그저 그랬어요. 그랬음에도 칭찬할 만 했던 것은 파이가 참 촉촉하고 부드럽다는 것이었어요. 다음번에 페어리에 들르면 꼭 미트파이를 먹고 싶다는 생각을 문득 해 보았답니다.
↗파이를 먹고 나온 뒤 다시금 출발한 여행길, 뒷좌석에 앉아있었는데 제 앞자리의 헤드레스트 높이를 조정할 일이 있었답니다. 그래서 버튼을 누르고 헤드레스트를 위로 올렸는데 이건 뭔일인지! 헤드레스트가 위로 튀어오르면서 금속지지대가 제 안경에 '쾅'하고 부딪혔지 뭐예요. 맞춘지 보름만에 안경알은 금이 쫙 가버렸고, 차에 타고 있던 모두가 깜짝 놀랐던 순간이었답니다. 그러나 참으로 감사했던 것은 이 안경알 덕분에 제가 다치지 않았다는 사실이었어요. 만약 안경이 없었다면 눈도 다치고 여행도 바로 접어야만 했을텐데 말이지요. 휴우~ 매순간 감사할 일 뿐이군요.
↗아침엔 그렇게나 흐린 얼굴이더니 파란 하늘도 간간히 보여주는 뉴질랜드의 하늘이었어요. 달리는 차 안에서 보는 주변 풍광은 하나 하나가 다 그림같이 아름다웠고, 그저 평안했어요. 푸르고 푸른 빛깔들이 어찌나 반짝이던지 바삐 쫓기듯 살아온 시간들을 보상받는 듯 그저 평온한 마음을 가지게 해 주는 것 같았답니다. 안경 사건으로 쿵쾅대던 제 심장도 아름다운 풍광에 어느덧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었답니다.
↗고속도로인지 시골길인지 모를 한산한 도로를 한참을 달리고 달려 도착한 테카포호수 곁 선한목자교회(Church of the good shepherd)입니다. 테카포 호수는 밤하늘 가득 수놓은 별을 보기 위해 세계 곳곳에서 많이들 찾는 곳이라는데, 선한목자교회는 그와 더불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교회의 사진을 찍을 수 있기로 유명한 곳이라고 하네요. 맑은 날은 더 아름답다는데 제 눈엔 흐린데도 참 아름다운 곳이었답니다.
↗작은 저수지만 보다가 테카포호수를 보니 참 거대하다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산으로 둘러싸인 호수라니, 참 신비한 곳인 것 같았지요. 까만 밤하늘에 총총히 빛나는 별빛이 쏟아지는 밤이면 찰랑이는 물소리와 함께 더욱 아름다움과 신비함을 느낄 수 있는 장소로 탈바꿈하겠죠? 꼭 한 번 쏟아지는 별빛과 찰랑이는 물소리의 아름다움을 느끼러 오겠다 다짐했답니다.
↗바람이 참 거세게도 불었던 테카포호수, 여름이 채 끝나지도 않았는데 호수의 물은 마치 겨울의 얼음물처럼 차가웠답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신난 서가네 아이들은 샌들을 신고 물가를 뛰어다니며 개구쟁이처럼 놀았답니다.
↗테카포 호숫가에 가득 피어있던 보랏빛 꽃들, 토끼풀인가 싶은 느낌이 들만큼 비슷했는데 현지분들이 다른 이름을 말씀하시더라고요. 이름이야 뭔들, 그저 너무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게 해 줘서 감사할 뿐이었답니다. 테카포 호숫가 가득 피는 루핀도 그렇게 아름답다고들 하던데 꼭 보고 싶어집니다.
↗선한목자교회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가시덤불이 있는 작은 동산 위에 양치기 개의 동상이 있답니다. 양 관련 산업으로 유명한 뉴질랜드인 만큼 양을 치는 일은 아주 중요했을테지요, 초기 개척시대에 양몰이를 하던 개의 노고에 감사하기 위한 동상이라고 하더라고요. 이 곳 사람들에게 양몰이 개의 동상은 매우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답니다.
↗테카포를 뒤로 한 채 삼십분 정도를 달려 찾아간 푸카키 연어농장 "High Country SALMON"이예요.
↗차에서 내린 일행들이 모두 연어농장으로 향했답니다. 연어도 보고, 연어도 사고.
↗푸카키 호수의 차디찬 빙하수에서 자라는 연어를 맛보기 전에 먼저 연어를 보러 갔었답니다.
↗물 속엔 연어들이 차가운 푸카키 호수의 빙하수 속에서 힘차게 헤엄치고 있었어요, 회는 고사하고 해산물을 거의 못 먹는 제부가 뉴질랜드에 와서 먹어본 뒤로는 아주 사랑한다는 연어회라는 말을 익히 들은지라 양식장에서 빙글빙글 헤엄치는 이 녀석들을 보며 제 기대감은 아주 아주 커졌답니다.
↗Lake Pukaki 'High Country Salmon'
↗냉장고 가득 연어들이 선택되어지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어요, 한마리 통으로도 있고, 손질되어진 것도 있었어요.
↗연어를 골라서 계산대로 가져갔더니 농장직원이 커다란 종이로 둘둘 말아서 포장을 해 줍니다, 엄마 아빠 어릴 적엔 고깃간에서 고기를 종이로 둘둘 말아주었다던데 문득 그 이야기가 생각이 났답니다.
↗연어를 포장한 뒤 또 달리고 달려 도착한 와나카호수(Lake Wanaka)예요, 분명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데 여기도 엄청 큰 호수인 것 같았지요. 잔잔한 호수만 떠올렸었는데 앞으로 제 머릿 속엔 파도치는 호수도 자연스레 떠오를 것 같아요.
↗바람이 얼마나 거세게 불었는지, 파도는 철썩이고 호숫가의 작은 돌들은 아름다운 소리를 내었답니다.
↗와나카호수 곁에 위치한 펨브룩 공원은 잔디가 참 폭신폭신했답니다. 아이들과 뛰기도 하고 누워보기도 하고 오랜 시간 차를 타며 찌뿌둥했던 몸을 풀며 피로를 풀기에 너무 너무 좋았답니다.
↗이젠 퀸스타운으로 향하는 마지막 시간,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출발해서 페어리 베이크하우스를 들렀다가 테카포호수에 가서 잠시 뛰어놀고는 푸카키호수로 가서 연어를 사고 와나카호수에 들러 잠깐 기지개켜고 다시 시작된 차타기. 퀸스타운으로 가는 길고 긴 시간동안 차를 정말 오래 타긴 했지요, 아이들이 이렇게 곯아떨어질만큼 지친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 아니었을까 싶었답니다..
...
"곧 도착할 퀸스타운 이야기도 꼭 읽어주세요."
- 서가맘의 뉴질랜드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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