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퀸스타운, 2018.02.06

길고 길었던 11시간의 이동으로 지친 몸은 아주 쾌적했던 숙소에서 밤새 푹 쉰 덕분에 정말이지 너무도 가뿐해졌답니다. 퀸스타운에서 맞는 첫 아침은 어제와는 달리 햇살이 눈부시게 쏟아져내리며 너무도 아름다운 하늘을 그려내고 있었답니다. 오클랜드 공항에서 크라이스트처치 공항으로 오는 길에 비행기를 놓쳐 혼이 쏙 빠질 듯한 일을 불러왔던 어마무시했던 태풍, 이젠 정말 멀리 가 버렸나 봅니다. 왠지 기분이 더 좋은 아침입니다.

[크라이스트처치행 비행기를 놓쳤어요. https://liebejina.com/96]

↗아침 8시를 갓 넘긴 시간, 아이들을 잠깐 맡겨두고는 숙소 밖으로 나왔습니다. 상쾌한 공기가 온 몸을 돌아나가는 듯 기분이 좋아 잠깐동안 여기 저기를 살펴보았답니다. 숙소를 나와 바라 본 퀸스타운의 전경은 너무도 아름다웠답니다. 오늘은 저 아름다운 그림 속으로 들어가 신나게 놀다 올 거랍니다.

↗아침 9시 30분, 간단히 아침을 먹고 나와서 저와 일행이 향한 곳은 와카티푸호수(lake Wakatipu)의 제트보트 선착장이었답니다. 도착해서 방수코트를 입고 구명조끼까지 입은 뒤 일행끼리 모두 함께 인증샷! 

↗출발과 함께 먼저 사진부터 찍고! 한껏 들뜬 서가맘이 제트보트를 타고 왕복 한 시간동안 호수 위에서의 즐거움을 누릴 동안 우리 꼬꼬마 아이들은 동생이 봐 주기로 했답니다. 나중에 들어보니 아이들과 함께 맥도널드에 가서 감자튀김을 먹이며 꽤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하더라고요. 매장에서 뒹구는 아이들도 있었다던데 그래도 서가네 아이들은 그렇게까지는 하지 않아서 다행이었다는 후문을 들었지요. "하하하....... 고생했다, 동생아! 덕분에 너무 즐거웠단다!"

↗영화배우같은 멋진 제트보트 기사님이 보트핸들을 갑자기 휙~ 돌리시면서 보트는 급회전을 했답니다. 처음엔 저렇게 얌전히 돌리셨는데 멀리 가면 갈수록 더 험하게 돌리셔서 차가운 호숫물이 얼마나 사방에서 튀어오던지 나중엔 레인코트의 모자까지 덮어써버렸답니다. 차가운 물에 손이 꽤나 시려웠고, 계속된 급회전으로 멀미가 조금 났지만 너무도 즐거웠던 제트보트!

↗신나는 제트보트 위에서 제가 느낀 제트보트의 또 다른 매력은 바로 와카티푸 호수를 둘러싸고 있는 멋진 산들과 호숫가 산기슭에 위치한 마을들을 볼 수 있다는 것이었어요. 가까이서도 볼 수 있고, 멀리서도 볼 수 있고. 어쩜 그리도 그림같고 아름다울 수 있는지 참으로 놀라울 뿐이었지요. 핸드폰 카메라로 제트보트 위에서 제대로 담아낼 수 없음이 아쉬웠지만 대충 찍었는데도 저렇게 아름답고 경이롭다니 참 하나님의 섭리에 감탄하게 되는 순간 순간이었답니다. 

↗한시간 동안의 제트보트 승선이 끝나고 동생과 아이들을 기다리는 동안 친정엄마와 서가맘은 선착장 앞에 위치한 초록빛의 Earnslaw Park에서 잠시 시간을 보냈답니다. 사람들이 던져주는 먹이 탓인지 잔디밭 위를 노니는 갈매기들은 사람들 곁에서 여유롭게 걸어다니며 사람들과 어울리며 살아가고 있었답니다.

↗파란 하늘과 초록빛 나무와 하늘을 닮은 물빛, 그리고 날개를 가진 자유로운 영혼들.

↗WILLIAM GILBERT REES(1827-1898), 퀸스타운에서 만난 윌리엄 길버트 리즈와 메리노 양의 동상이예요. 리즈는 1861년에 그의 아내와 함께 동상이 서 있는 이 곳 근처에 정착을 하고 건물을 지은 퀸스타운의 창업자로 유럽인으로는 최초의 정착민이라고 해요. 함께 서 있는 양은 양모의 빛깔과 감촉 등의 질이 양모 중에서는 최상으로 인정받는 메리노종으로 스페인이 원산지이지만, 현재는 세계 각국으로 이식되어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많이 사육되고 있답니다. 윌리엄 길버트 리즈가 퀸스타운에서 정착하며 농장에서 이렇게 뿔이 예쁘고 털이 뽀송뽀송한 메리노 양들을 키웠다고 해요.  

↗퀸스타운에서 만난 스타벅스 커피 전문점, 지구에서 두 번째로 남쪽에 위치한 스타벅스 매장이라고 들었어요.

↗커피 좋아하는 온 가족들이 공원에 앉아 아메리카노를 한 잔씩 마셨답니다. 커피 냄새를 참 좋아하는 우리 꼬꼬마들에게 향 맡아보라고 잠시 커피를 쥐어주었더니 어머, 이 녀석들이 시럽도 들지 않은 아메리카노무슨 물 마시듯이 쭉쭉 들이켜버립니다. 쓰고 강렬한 탄맛으로 유명한 스타벅스 커피인데 참으로 이 녀석들 입맛은 이해불가입니다. 요즘도 커피 한 잔 타 놓으면 와서 코를 킁킁대며 냄새를 맡고는 흐뭇은 미소를 날려준답니다. 그래도 커피는 안된단다, 얘들아.

↗퀸스타운 내 공영주차장으로 걸어서 이동하는 길에 만난 교회입니다. 게시판을 보니 퀸스타운순복음교회 한인주일예배 안내도 있습니다. 이 낯선 곳에서 만나는 한글은 참으로 반갑군요!

↗교회 안으로 살짝 들어가 보았답니다. 아늑하고 포근한 예배당이 꼭 영화에서나 보던 교회같았어요.

↗밖으로 나와 뜨거운 햇살도 피할 겸 나무그늘로 들어와 바라 본 교회건물입니다. 참 예뻤어요.

↗교회 마당에 있던 나무예요, 꽃인지 씨앗인지 모르겠지만 너무 폭신폭신 부드러울 것만 같았답니다.

↗스카이라인을 타러 가는 길에 만난 Kiwi&Birdlife park.

 

↗퀸스타운에서 두 번째로 탄 것은 스카이라인(Skyline Queenstown)이었답니다. 숙소에서 바로 보이던 그 스카이라인인데 드디어 타러 왔어요. 산꼭대기 전망대까지 곤돌라를 타고 올라가 맛있는 점심을 먹을 예정!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앉아 바라 본 퀸스타운 전경이었어요, 편안하게 앉아서 여유로운 점심식사를 즐겼답니다.

↗접시에다 먹고 싶은 것들을 조금씩 덜어왔어요. 처음엔 먹어보고 싶은 걸로, 나중엔 내 입에 맞는 맛있는 걸로!

↗화이트와인에 쪄 낸 그린홍합이예요. 꽤나 유명하다던데 그런만큼 맛도 정말 좋아서 많이 많이 먹었답니다.

↗뉴질랜드는 영화 [반지의 제왕] 촬영지로도 유명해서인지 젤리빈으로 만든 프로도를 만날 수 있었어요. 젤리빈으로 어쩜 이리도 섬세하게 만들었는지 참으로 놀라울 따름이예요.

↗전망대에서 바라 본 퀸스타운과 산으로 둘러싸인 와카티푸 호수의 극히 일부. 너무도 아름답고 열정적이고 즐길 거리가 많은 퀸스타운인지라 이 곳을 즐기러 세계 각지에서 많은 이들이 시간과 돈을 들여 아오나 봅니다. 정말이지 한참동안이나 넋놓고 바라보게 되는 멋진 곳인 것 같아요. 

↗전망대에서의 감탄을 뒤로 한 채 이번엔 리프트를 타고 더 높은 곳을 향해 올라갔답니다.

↗바로 요 룻지(Luge)를 타기 위해서!

↗룻지 타겠다고 설렘설렘하던 우리 갓 세 살 딸은 헬멧 쓰고 엄마 품에 잠든 채 엄마랑 룻지를 탔답니다. 초보자코스를 한 번 타고 나면 손등에 찍어주는 도장! 저게 찍혀 있으면 하드코스도 탈 수 있지만, 아이를 안고 있는 저인지라 그냥 두 번째도 초보자코스를 탔답니다. 아쉽고 아쉽고 또 아쉬웠지만 아이는 그 모든 걸 포기할 수 있는 가치있는 존재니까요.

↗룻지까지 모두 타고 난 뒤 주차장으로 이동하는 중에 만난 키위! 뉴질랜드에는 세 가지의 키위가 있는데 하나는 과일 키위, 또 하나는 날개가 없는 뉴질랜드의 키위새, 마지막은 뉴질랜드의 현지인들을 키위라고 한다네요. 키위는 과일인 줄만 알았는데 뉴질랜드에 와서 보니 그게 아니었어요.  

↗오늘의 투어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 끓여 먹는 달걀 올린 라면, 김치까지 곁들여서 먹으니 정말 너무도 꿀맛이었어요.

↗라면을 다 먹고 나니 퀸스타운 맛집으로 유명한 퍼그버거를 사러 간 제부가 돌아왔어요. 배고픔을 이기지 못해 라면을 끓여 먹긴 했지만 우린 이걸 정말 목이 빠져라 기다렸답니다. 믿거나 말거나, 라면은 정말 조금 끓여서 모두가 함께 나눠먹었어요.

↗드디어 개봉! 아, 너무하잖아요. 수제버거라지만 마치 꿈꾸던 햄버거처럼 너무 이상적이라 깜짝 놀랐다고요.

↗무슨 햄버거가 애 얼굴만한지.. 아니, 정면에서 보면 더 컸던 것 같은데.

↗일반적으로 익히 알던 맛의 소고기패티가 들어간 퍼그버거, 정말 맛있었답니다. 햄버거가 이렇게 건강하면서 맛있을 수 있나 생각하게 했던 그런 맛이었어요. 고기비율이며, 소스며.. 진심 이 레시피 좀 그대로 전수받고 싶었답니다.

↗이건 사슴고기로 만든 패티가 들어간 퍼그버거였어요. 소고기와는 풍미가 완전 달랐지만 이것도 정말 맛있었어요. 달콤한 베리잼이 함께 들어가서 이름을 'sweet bambi'라고 지은 건 아닐까 궁금했어요. 사슴고기로 만든 패티라고 해서 혹여 냄새가 나지는 않을까 걱정했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고 아삭한 야채와 베리 덕에 아삭함과 달콤한 맛을 함께 느낄 수 있었지요. 

↗퍼그버거를 다 먹고 나니 시간은 저녁 7시 20분, 시간과는 동떨어지게 너무도 밝은 햇살이 드는 창가에서 우리 딸이 까꿍놀이를 하고 있었어요. 자야 할 시간이 다 되어가는데도 이렇게 밝으니 아이들이 아직은 놀 때라고 생각하는 건 당연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엄마도 이렇게 환한 대낮같은 밤은 참으로 낯선데 아이들은 오죽할까요.

↗시간이 조금 더 흘러 이젠 밤 8시 20분이 되었습니다. 산 너머로 뉘엿뉘엿 넘어가고 있는 태양빛에 반대편 산자락이 참 멋진 산세를 뽐내고 있었답니다. 새벽부터 밤까지 그 어느 때 하나라도 눈에 담아두고 싶지 않은 때가 없을만큼 아름다운 뉴질랜드입니다. 이렇게 퀸스타운에서의 두 번째 밤을 맞이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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