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서가맘 2019. 10. 5. 22:28
나뭇가지마다 물이 가득 올라 연두빛 새순이 돋아나는 크라이스트처치의 봄은 참 아름답습니다. 파란 하늘과 초록잎들과 부서지는 햇살은 어디서나 참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지저귀는 새소리는 덤이지요. 이렇게 완벽한 조화 속에 모인 사람들은 더없이 행복한 시간들을 선물받기 마련이지요. 운이 좋게도 바로 우리가 그러했답니다. ↗리카턴 부시(Riccarton Bush)에서 열리는 토요마켓 입구에는 마켓을 이용하는 모두를 향한 환영의 메시지와 함께 지켜야 할 최소한의 규칙들이 명시되어 있었답니다. 표지판 뒤로 보이는 마켓의 풍경, 리카턴 하우스 앞으로 마켓들이 줄지어 서 있고 사람들도 정말 정말 많이 모여 있었어요. 아이들을 데리고 온 부모들, 친구와 함께인 청소년들, 오랜 세월을 나눈 노부부들.. 참 많은 연령..
뉴질랜드 서가맘 2019. 9. 16. 10:14
[2019.08.24.토] 크라이스트 처치에 와서 세 번째로 맞는 아침은 햇살이 아주 따스한, 즐거운 토요일이었답니다. 그제보다 어제, 어제보다는 오늘이 더욱 이불 속에서 나오기가 가뿐한 아침이었지요. 어느 정도 여독이 풀린 듯도 하고 이렇게 따스한 날씨를 그냥 지나보내기에는 너무 아쉽기도 했던지라 아이들과 함께 추억이 깃든 놀이터에 가기로 했답니다. ↗부드러운 우유거품 가득 올려서 시나몬 가루를 톡톡 뿌려 카푸치노 한 잔! ↗일어나자마자 내려 마시는 커피는 참 맛이 있어요, 참 오랜만에 이런 여유를 누리는 요 며칠이네요. ↗아침은 토스트와 커피로 간단히 먹었던지라 점심은 뜨끈한 수제비를 먹었지요, 볕이 너무 좋긴 했지만 아직 바람은 찬 크라이스트처치인지라 뜨끈한 국물이 너무도 잘 어울렸답니다. 뜨거운 ..
뉴질랜드 서가맘 2019. 8. 30. 11:56
[2019.08.21.수] 00:50, 자정을 훌쩍 넘긴 시간에 우리는 크라이스트처치행 비행기를 탔답니다. 다섯시간을 함께 바이윈 공항에서 이야기를 나누었던 분들도 함께였지요. 그리고 우리와 같은 공간에 앉아 계셨던 중국인 여행자가 제게 말했어요, "당신을 위해 내가 잠든 이 아이를 안아주겠다." 그 분의 호의가 너무나도 감사했지만, 여리여리한 그 여성분에 비해 우리 딸은 꽤나 건강하여서 죄송하기도 하고 해서 정중히 거절을 했답니다. 잠든 아이 셋을 데리고 있는 제가 그렇게나 안쓰러워 보였나 봅니다. 둘 다 깨울까 하다가 결국 백일된 우리 꼬꼬마 아가를 친정엄마가 안으시고, 서가맘이 둘째 아이를 안기로 했지요. 그리고 첫째는 잠깐 깨워서 스스로 걷게 했답니다. 엄마를 잘 도와주는 의젓한 우리 첫째! ↗깊..
뉴질랜드 서가맘 2019. 8. 30. 10:04
[2019.08.20.화] 서가네가 여행을 시작할 즈음, 뜨거웠던 여름도 어느덧 그 열기가 식어져 아침 저녁으로 시원한 공기가 반갑게 느껴지던 날이었답니다. 아이들과 함께 크라이스트처치에 있는 동생네로 여행을 계획하고 티켓팅을 해 둔지 만 7개월만인 오늘 드디어 출발입니다. 동대구역으로 가서 KTX를 타고 서울역을 가서 공항철도로 환승을 한 뒤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로 가서 광저우행 중국남방항공을 타는 것이 오늘 저희가 해야 하는 일이었지요. 제 여행계획을 아는 많은 사람들이 중국남방항공에 대한 연착이나 불친절한 서비스 등을 이유로 참 많은 우려를 표하셨던지라 괜찮을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내심 걱정이었던 것은 사실이었답니다. 제게는 친정엄마가 함께 계시긴 했지만 100일밖에 안 된 아기와 고집..
뉴질랜드 서가맘 2019. 3. 13. 20:40
즐거운 마음 가득 안고 뉴질랜드 남섬 여행을 시작한지 4일째 되던 날. 화창했던 이 하루는 밀포드사운드(Milford Sound)의 신비함에 취하고, 미러레이크(Mirror Lakes)의 단아함에 반한 날이었답니다. ↗퀸스타운에서 약 300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는 밀포드사운드는 바다가 내륙으로 15km 정도 뻗어 들어가 있는 피오르드 지역이며, 마오리족에게는 예로부터 피오피오타이라고 불려 왔답니다. 지구에 존재하는 수많은 국립공원 중에서 가장 청정한 지역으로 손꼽히고 있는 밀퍼드사운드, 태초의 모습을 간직한 채 자연의 웅장함을 드러내고 있는 이 곳은 아름답다는 말보다 신비하고 경이롭다는 말이 더 어울리는 곳이 아닐까 싶었답니다. ↗테아나우 홀리데이파크에서 맞는 이른 아침, 저 멀리 산 아래까지 구름..
뉴질랜드 서가맘 2018. 2. 2. 22:29
2018년 1월 31일 아침이 밝았습니다. 3개월 전 끊어둔 티켓을 바로 오늘 사용하게 되었답니다. 너무 오래 오래 전에 끊어두어 그런지 진짜 내가 뉴질랜드에 가는 것인지, 혹여나 사기를 당해서 여행은 못 가고 돈만 날리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기도 했던지라 여행사 홈페이지에 들어가 제 티켓이 정말 있는지 확인도 두어번 했었답니다. 티켓을 끊어두고는 너무 오랫동안 묵혀두었나 봅니다. 기다림이 커서 그랬는지 육아 중인 제게 3개월은 보통 금방 지나가는 짧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정말 긴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여튼, 드디어 비행기를 타는 그 날이 왔습니다.↗전부터 만나는 사람들마다 짐은 다 쌌느냐고 물었답니다. 그렇지만 저는 저 짐을 떠나기 전날 쌌답니다. 혹여나 필요한 걸 빠뜨리면 어쩌려고 그랬나 싶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