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의 마음까지 어루만진 정성 가득한 밥상

뉴질랜드에서의 일상이 어느새 몸에 배이기 시작한 어느 날이었답니다. 감사하게도 동생이 섬기는 교회에서 만나 뵈었던 한 권사님께서 점심식사를 같이 하자며 서가맘과 친정엄마를 초대해 주셨어요. 뉴질랜드로 여행 온 서가네 가족들을 향한 환영의 인사와 집 떠나 온 여행자를 위한 배려가 느껴져서 정말 마음이 따뜻했지요. 약속시간에 늦지 않도록 우리 꼬꼬마와 함께 모두가 일찌감치 채비를 하고 길을 나섰답니다. 집 앞에 도착해서 띵동벨을 눌렀더니 얼마나 환한 미소로 맞아주셨는지 집으로 들어서는 제 마음도 환하게 밝아졌답니다. 참으로 감사한 일이지요.

↗도착해서 보니 식탁 위에는 이미 바로 먹을 수 있도록 음식이 차려져 있었어요. 도착시간에 맞춰서 아침부터 분주하게 음식을 하신 것 같았어요. 오늘의 메인 요리는 갖가지 야채를 곁들이고 새콤달콤매콤한 양념장을 얹어 먹는 비빔국수였답니다. 아삭아삭한 식감에다 삶은 닭고기와 달걀, 견과류까지 올려 먹으니 영양적으로도 부족함이 없었어요. 

↗"맛있어져라, 맛있어져라!" 양념장을 올려서 면과 야채를 잘 섞어가며 휘리릭 비벼주었답니다. 무엇이든 잘 하는 우리 동생의 손길이 더해져서 아마 더 맛있어졌던 것 같아요.

↗위를 보호하기 위해 달걀은 먼저 먹어주고 잘 비빈 국수를 한입 가득 먹어보니 정말 기분좋은 맛이 느껴졌어요. 야채의 아삭아삭한 식감과 부드러운 면, 그리고 새콤달콤매콤한 양념장이 어우러져서 딱 좋았어요. 한국에서 족발과 함께 먹던 비빔국수라고 하면 다들 '아~!" 할 듯한 맛이었답니다. 비빔국수를 먹을수록 족발 생각이 정말 정말 많이 났어요. 서가맘의 입맛에는 딱이었던 양념장이었던지라 돌아오는 길에 권사님께 레시피를 좀 주시라고 말씀을 드렸답니다. 비빔국수를 참 좋아하는 우리 남편이 생각났어요, 한국으로 돌아가 남편과 함께 나누고 싶은 맛이었거든요.

↗점심인데 비빔국수로는 부족하다며 소고기가 듬뿍 들어간 유부초밥도 준비해 주셨어요, 덕분에 부족함없이 점심식사를 아주 든든히 할 수 있었답니다. 아침부터 분주하게 움직이셨을 것을 생각하니 맛도, 고마움도 더 컸답니다.

↗오전에 비가 내렸었는데 비오는 날에는 전이 제격이라며 잠깐 기다리라 하시더니 뚝딱 반죽을 하셔서 빈대떡을 구워주셨어요. 사실 서가맘은 빈대떡이 처음이라 맛이 궁금했었는데 먹어보니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워서 꽤 맛이 좋았어요. 돼지고기도 송송 썰어넣어서 쫄깃하게 씹히는 맛도 좋았답니다.

↗비빔국수도 차갑고, 유부초밥도 차갑다며 배추된장국도 내 주셨어요. 날씨도 추운데 음식 중에 뭔가 하나는 따뜻해야 속이 따뜻하고 좋다며 주셨지요, 추위를 많이 타는 서가맘에게는 왠지 나를 향한 배려같아 더욱 감사했답니다.

↗든든히 점심을 먹고는 햇살이 따스하게 드는 거실에 둘러앉아 담소를 나누며 시간을 보냈답니다. 이럴 때 빠질 수 없는 다과, 직접 구운 촉촉한 빵과 함께 따뜻한 차도 마시고 과일도 먹으며 한참을 웃고 이야기를 나누었답니다. 뭐 하나 정성스럽지 않은 것이 없었던지라 너무 감사했어요.

↗아이들을 데리러 가기 10분 전에 튀겨주신 팝콘, 아기 옷도 챙기고 나갈 채비를 하고 있었는데 이것도 먹고 가라며 급히 튀겨주셨어요. 갓 튀겨낸 팝콘이라 얼마나 따뜻하고 고소했는지 몰라요. 팝콘을 보니 또 우리 아이들 생각이 나서 마음이 그랬어요, 요 녀석들 팝콘 엄청 좋아하는데 싶어서! 

↗집 앞 화단에는 꽃이 얼마나 예쁘게 펴 있었는지 모른답니다. 주방에서 내다 본 꽃이 주인을 닮아 어찌나 고왔는지 떠나오기 전에 후다닥 달려가서 찍어봤답니다. 사진으로는 눈으로 보는 것만큼의 감동을 도저히 전할 수가 없지만 그래도 이걸 보며 내 눈에 새겼던 그 감동을 떠올릴 수 있어 참 좋은 것 같아요. 새삼스레 '기억'이라는 것을 주신 주께 감사한 시간입니다. 이토록 귀한 대접을 받은 오늘을 오래도록 기억하며, 나도 누군가에게 이 사랑을 전하며 살리라 다짐해봅니다.

서가맘을 응원하는 당신의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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