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남섬 여행의 꽃, 밀포드사운드(Milford Sound)&미러레이크(Mirror Lakes)_2018.02.08

즐거운 마음 가득 안고 뉴질랜드 남섬 여행을 시작한지 4일째 되던 날. 화창했던 이 하루는 밀포드사운드(Milford Sound)의 신비함에 취하고, 미러레이크(Mirror Lakes)의 단아함에 반한 날이었답니다.

↗퀸스타운에서 약 300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는 밀포드사운드는 바다가 내륙으로 15km 정도 뻗어 들어가 있는 피오르드 지역이며, 마오리족에게는 예로부터 피오피오타이라고 불려 왔답니다. 지구에 존재하는 수많은 국립공원 중에서 가장 청정한 지역으로 손꼽히고 있는 밀퍼드사운드, 태초의 모습을 간직한 채 자연의 웅장함을 드러내고 있는 이 곳은 아름답다는 말보다 신비하고 경이롭다는 말이 더 어울리는 곳이 아닐까 싶었답니다. 

↗테아나우 홀리데이파크에서 맞는 이른 아침, 저 멀리 산 아래까지 구름이 내려와 있었습니다.

↗바위산들 사이로 끝없이 이어진 듯한 이 도로를 달리고 또 달렸답니다. 

↗아침 햇살을 받으며 높은 산이 늠름한 그림자를 자랑하고 있었어요!

 ↗선착장으로 가는 길에 키아(Kea)를 만났답니다. 산에 사는 야생 앵무새인 키아는 호기심과 장난기가 아주 많다고 알려져 있으며, 양을 공격하기도 해서 목장주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는 녀석이지요. 밀포드사운드를 여행하다가 키아를 만나는 것은 아주 행운이라고 들었는데 저희가 바로 그 행운의 주인공인지 키아를 만났답니다. 언젠가 관광객의 가방을 뒤져서 여권까지 가져가버려 난처한 일이 있기도 했다는데 키아는 관광객들로부터 간식을 얻어먹을 심산으로 이렇게 날아들기도 한다고 해요. 누군가가 던져 준 젤리를 움켜쥐고는 요리조리 뛰어다니며 뜯어먹는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욕심쟁이 같기도 해서 꽤 즐거웠답니다. 덩달아 우리 아이들도 신이 났지요! 

↗밀포드사운드로 가려면 아주 높은 바위산을 통과해야 한답니다. 한국의 일반적인 터널을 생각하시면 안돼요, 호머 터널은 비포장길인데다 바위산을 뚫어서 터널 내부가 전부 곡괭이로 바위를 깨뜨려놓은 듯한 느낌의 모양새를 지니고 있답니다. 음습한 게 반지의 제왕 촬영지다운 느낌이랄까, [my precious, Gollum Gollum!] 하면서 꼭 골룸이 어디선가 지켜보고 있을 것만 같았어요. 차 한대가 지나갈 정도의 좁은 터널이라 산 이쪽에서 차들이 지나갈 때는 저쪽에서 차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고, 산 저쪽에서 차들이 지나올 때는 이쪽에서 또 기다려야 한답니다. 터널 입구에는 안전을 위해 [No Stopping]이라고 메시지가 뜬답니다. 시속 30km의 속도로 약 2분 30초 정도를 계속 달리면 터널을 빠져나갈 수 있는데 저는 솔직히 터널이 무너지지는 않을까 무서웠답니다.   

↗Cruise Milford, MITRE PEAK Cruises

↗M.V.SINBAD 피오르드의 깊숙한 곳에 위치한 선착장에는 유람선들이 출항대기 중이었어요.

↗출발하고 얼마 안 되어 처음 눈 앞에 나타난 폭포였지요, 바위섬 반대편에서부터 내리쬐는 뜨거운 햇살도 그 위로 함께 부서져 내렸답니다. 분명 바다인데 여기가 숲 속인지 바다인지 분간이 되지 않을 정도로 깊은 숲 속에 들어와 있는 것 같았지요. 

↗뾰족한 봉우리를 자랑하는 마이터 피크(Mitre Peak).

↗크루즈에는 스낵, 샌드위치와 커피, 컵라면 등을 즐길 수 있는 작은 스낵바가 있었답니다.

[더 엘리펀트]로 불리는 코끼리섬이예요, 정말 코끼리의 실루엣을 하고 있어서 왠지 더 친근하게 느껴졌답니다.

↗힘차게 나아가던 크루즈가 잠깐 멈춰선 곳은 바로 실 록(Seal Rock)이었답니다. 멀리서 보고는 저게 뭔가 했는데 가까이 가서 보니니 뉴질랜드 물개들이 여유롭게 바위 위에 누워서 따뜻한 햇볕을 쬐며 놀고 있었어요. 생전 처음 보는 물개라 너무 너무 신기했답니다. 멀리 배 위에서 보기엔 작고 귀여웠는데 바로 앞에서 보면 아마 큰 덩치겠죠?

↗수직으로 내려깎은 듯한 절벽을 따라 쏟아지는 물줄기아래에서 올려다 보았어요. 저 위에 눈에 보이지 않는 호수라도 있는지 참으로 신기하죠. 뉴질랜드에서 강우량이 가장 많다는 밀포드사운드에서는 비가 오는 날에는 이렇게 절벽에서 쏟아지는 물줄기를 더 많이 볼 수 있다고 해요.

↗바위섬 위에서 나무들이 어찌나 빽빽하게 자라고 있는지 너무 신기했어요. 저 동굴 속에는 또 어떤 생물이 살고 있을까요? 

↗강이나 큰 호수에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밀포드사운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햇살을 받으며, 물결을 가르며. 그렇게 행복한 나의 하루!

[여호와 우리 주여 주의 이름이 온 땅에 어찌 그리 아름다운지요 주의 영광이 하늘을 덮었나이다.] - 시편 8편 1절

↗남태평양에 우뚝 솟은 바위 산이 외롭다 속삭였던 걸까요, 하늘길을 지나던 구름이 내려와 살짝 안아주었답니다.

↗설렘 가득한 신혼부부는 두 손을 모아 밀퍼드사운드 하늘 위로 하트도 그려봅니다.

↗아침 일찍 숙소에서 나오느라 대충 먹은 아침 탓에 배가 고파 스낵코너에서 샌드위치를 샀답니다.  

↗육개장 사발면도 하나 사서 뜨거운 물을 부어놓고는 기다렸어요, 아이들은 샌드위치는 뒷전이고 그저 컵라면 앞에서 두 눈을 반짝이고 있었답니다. 뉴질랜드 밀포드사운드에서 만나는 한국의 컵라면이라니 참 감회가 새롭습니다.

  

↗첩첩산중같은 바다, 학교 다닐 때 들어본 피오르드 지형인데 그게 이렇게 신기한 광경을 연출할 줄은 꿈에도 그려본 적이 없네요. 백문이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라고 현장학습은 이래서 더 중요한가 봅니다, 평생을 가도 잊혀지지 않을 것 같아요.

↗절벽 위에서 떨어지는 물줄기, 입자가 너무도 고와서 물 위로 떨어지기도 전에 바람에 흩날려 안개처럼 사라져버리는 모습이 참 멋졌답니다. 비가 오는 날은 이렇게 바람에 흩어지는 물줄기에 휩싸여 신선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네요.

↗여러 관광객들 속에 섞여 크루즈 선두에 서서 스털링 폭포(Stirling Falls)의 물줄기를 바라보고 있었답니다. 크루즈가 점점 가까이 가길래 물줄기를 향해 손을 뻗었는데 거기서 멈추지 않고 크루즈는 폭포 아래로 쓰윽 들어가버렸어요. 예상치 못하게 머리 위로 쏟아진 물폭탄 세례에 깜짝 놀란데다 점퍼도 흠뻑 젖었지만 시원한 물줄기에 기분은 너무 좋았답니다! 폭포 아래에는 빨주노초파남보 무지개가 선명하게 떠서 더욱 아름다웠어요.  

↗폭포수에 흠뻑 젖어도 기분 좋은 이 하루!

[주께서 옛적에 땅의 기초를 놓으셨사오며 하늘도 주의 손으로 지으신 바니이다.] - 시편 102편 25절

↗파란 하늘과 흰 구름, 겹겹이 싸인 산들, 바위산 위에 남아있는 빙하, 뜨거운 햇살, 시원한 바람, 생명을 품은 바닷길. 자연의 모든 것들이 조화로이 모여 환상의 하모니를 이루는 이 곳은 바로 밀포드사운드.

↗이토록 멋진 곳에서 사랑하는 아이들과 함께 있어 더욱 좋은 시간이었답니다.

↗밀포드사운드의 바다 계곡 끝까지 나가 넓은 바다를 마주한 뒤 다시 돌아오는 길, 처음 마주했던 폭포를 이젠 마지막으로 보며 밀포드사운드와의 작별을 준비합니다. 분명 보았던 풍광인데도 보는 자리에 따라, 햇살에 따라, 바람에 따라 단 한 순간도 똑같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 자연입니다.

[이것들이 아침마다 새로우니 주의 성실하심이 크시도소이다.] - 시편 3장 23절 천지를 지으신 하나님의 성실하심은 내가 어디에 있든지 자연 만물을 통해서 알 수 있는 것 같네요, 더불어 자연을 통해 하나님이 스스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시니 참으로 감사할 뿐입니다.

↗정말 많은 관광객들이 몰려오는 밀포드사운드인지라 주차장은 늘 만차인 것 같았어요. 그래서 조금 먼 곳에 떨어진 주차장에 주차를 한 뒤 셔틀버스를 타고 오갈 수 있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어요. 저희도 셔틀버스를 타고 주차장으로 이동했답니다.

↗키아오라(Kia Ora), 마오리족의 언어로 인사를 전합니다.

↗주차장에 도착해 보니 옆으로는 영롱한 옥빛을 품은 빙하가 녹아내린 물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물이라 그냥 마셔도 된다고 들었는데, 실제로 뉴질랜드에서 사람들이 수도관을 통해 가정에서 식수로 이용하는 물은 빙하수라고 해요. 언제까지고 오염되지 않고 깨끗한 이 빙하수를 마실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호머터널을 다시 빠져나와 그 앞에서 잠깐 쉬기로 했습니다. 바닥에 그대로 주저앉아 노는 우리 아들이예요.

↗여기 저기 돋아난 풀들도 아름다워보입니다, 분명 이름이 있을텐데.. 누군가는 이름을 불러주겠죠?

↗밀퍼드사운드를 뒤로 한 채 아쉬운 마음을 달래러 들른 곳은 바로 미러 레이크(Mirror Lakes)였답니다.

↗바람 한 점 없는 날에는 모든 것이 거울처럼 호수 위에 다 비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던데 저희가 갔던 날은 잔잔히 바람이 불고 있어 물결이 일고 있었답니다. 아쉽게도 미러 레이크의 숨겨진 모습을 보지 못해 아쉬웠답니다. 호수 가운데의 팻말은 글자가 거꾸로 새겨져 있어서 물에 비쳐야만 글자가 제대로 보인답니다, 밀퍼드 사운드에 가시면 꼭 미러레이크에 들러 물 위에 비친 [Mirror Lakes]를 찾아보세요. 

↗물결이 살짝 일 정도로 바람이 불긴 했지만 그래도 참 평온한 하늘이었답니다. 이 아름다운 풍경이 잊혀질까 찬찬히 둘러보며 눈에 담고, 마음판에 그리며 이젠 숙소로 돌아갑니다. 뉴질랜드 남섬 여행의 꽃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고, 여기 저기 다 똑같아 특별히 볼 것 없다며 푸념을 하는 사람도 있다고 들었어요. 제가 보고 느낀 밀포드사운드 여행은 한 순간도 지루하지 않은 멋진 시간이었답니다. 분명 다 똑같아보이는 자연의 풍광이지만 결코 똑같은 풍광이 아니었거든요. 이렇게 파란 하늘 아래 찾아간 밀퍼드사운드의 모습을 추억하면서 언젠가 흐리고 비가 흩날리는 날 밀포드사운드를 다시 한 번 찾아오고 싶기도 하네요. 절대 실망시키지 않을 밀포드사운드를 기억하며, Bye b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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