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일기, 비숍데일파크(Bishopdale Park)에 다녀왔어요!

[2019.08.24.토] 크라이스트 처치에 와서 세 번째로 맞는 아침은 햇살이 아주 따스한, 즐거운 토요일이었답니다. 그제보다 어제, 어제보다는 오늘이 더욱 이불 속에서 나오기가 가뿐한 아침이었지요. 어느 정도 여독이 풀린 듯도 하고 이렇게 따스한 날씨를 그냥 지나보내기에는 너무 아쉽기도 했던지라 아이들과 함께 추억이 깃든 놀이터에 가기로 했답니다.

↗부드러운 우유거품 가득 올려서 시나몬 가루를 톡톡 뿌려 카푸치노 한 잔!

↗일어나자마자 내려 마시는 커피는 참 맛이 있어요, 참 오랜만에 이런 여유를 누리는 요 며칠이네요.

↗아침은 토스트와 커피로 간단히 먹었던지라 점심은 뜨끈한 수제비를 먹었지요, 볕이 너무 좋긴 했지만 아직 바람은 찬 크라이스트처치인지라 뜨끈한 국물이 너무도 잘 어울렸답니다. 뜨거운 수제비를 먹고 속도 든든히 채웠으니 찬 바람은 더이상 무섭지 않아요, 준비는 끝났답니다.

↗차를 타고 20분 정도 달려서 도착한 비숍데일파크(Bishopdale Park), 이 공원에서 서가맘이 가장 좋아하는 나무 한 그루. 여전히 그 자리에 서 있었답니다. 작년 2월에 왔을 땐 여름의 끝자락에서 아주 무성한 잎을 자랑하며 서 있었는데, 겨울이 끝나고 봄이 오는 지금은 앙상한 가지에 푸른 빛이 조금씩 돌고 있었어요. 다시 보니 이렇게 반갑네요. 나무도 이러한데 그리운 사람은 더욱 반가운 게 당연하겠죠. 보고 싶네요. 

↗우리 꼬꼬마들은 아주 신이 나서 폭신폭신한 잔디밭을 뛰어다녔답니다. 그리고 비숍데일파크의 아주 높은 미끄럼틀을 아주 여러번 반복해서 탔답니다. 높이가 어느 정도 되려나, 미끄럼틀 위에 앉으니 서가맘은 심장이 콩닥콩닥 뛰고 긴장되던데 우리 꼬꼬마들은 미끄럼틀이 높고 길어서 그저 좋은가 봅니다. 사실 비숍데일파크는 짚라인이 길고 재미있어서 자주 왔던 곳인데 고장인 났는지 짚라인을 탈 수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오늘은 이 미끄럼틀이 더욱 인기네요.  

↗미끄럼틀과 함께 매번 빼놓을 수 없는 그네, 서가맘은 이 그네를 참 좋아한답니다. 흔히 한국에서 보던 그네도 있지만, 서가네 아이들이 타고 있는 저 그네는 안전밸트가 있는 그네거든요. 늘 그네를 타고 싶어하는 아이들이라 태워주기는 하지만 떨어질까 걱정이 되어서 세게 밀어주기가 좀 그랬는데 안전밸트가 있으니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더라고요. 게다가 바닥이 부서진 나무조각들이라 꽤 폭신한 쿠션감을 가지고 있어 아이들이 떨어져도 크게 다칠 것 같지 않았어요. 원하는만큼 높이 높이 아주 힘을 다해 밀어주었더니 아이들 얼굴에서 미소가 떠나질 않습니다.

↗그네를 밀어주면서 바라보니 나무들 사이로 놀이터가 보였답니다. 콘크리트 도로 사이에, 건물 사이에 낀 놀이터가 아닌 나무와 잔디밭 가운데 있는 놀이터. 끊임없이 '안돼! 하지마!' 할 필요도 없고, 잔디밭 한 켠에 앉아 아이들의 놀이를 지켜봐주면 된다는 게 참 좋았어요. 아파트에 살고 있는 서가네인지라 늘 "뛰지마!" 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데.. 마음껏 뛸 수 있는 곳이 아이들에게는 정말 필요한 것 같아요. 

↗미끄럼틀 타고 놀던 우리 딸, 풀숲에 들어가 숨바꼭질을 하며 "까꿍~ 요기있지!" 하네요. 한국에서는 혹여나 뱀이라도 나올까 무서워서 절대 풀숲에 들여보내지 않는데 뉴질랜드에는 뱀이 없으니 풀숲에서도 정말 마음껏 놀게 두고 있어요. 

↗하늘도 햇살도 너무 예쁘고 눈부신 날, 바람도 잠잠하니 너무 좋았어요.

↗폭신폭신 잔디밭을 아이들과 함께 걸었답니다, 내 마음까지 말랑말랑해지는 그런 기분!

↗새파란 잔디밭에 핀 키작은 민들레 한 송이!

↗놀이터 옆으로 축구를 즐기는 사람들이 있었답니다, 축구를 너무도 사랑하는 서가파파가 생각이 났답니다. 우리 신랑도 이런 잔디밭에서 축구를 즐기면 참 좋을텐데.. 요런 생각? 서가맘은 사실 축구를 좋아하지 않지만, 서가파파가 거침없이 축구공을 차며 뛰는 걸 보는 건 좋더라고요. 흐흣, 사랑인가 봅니다.

↗한참을 뛰놀다 간식도 먹고, 물도 마시며 잠깐 쉬었어요. 언제나 간식은 진리인거죠!

↗한참을 뛰어놀다 돌아오는 길에 본 로즈마리, "세상에!" 서가맘은 로즈마리가 꽃을 피운 광경을 처음 봤답니다. 처음 본 것도 본 것이지만 로즈마리가 꽃을 피운다는 사실을 처음 안 것이지요. 혹시 로즈마리가 아닌가 싶어 일부러 만져보고 향을 맡아보기까지 했는데 진짜 로즈마리였어요. 이래서 여행은 필요한 것 같아요, 내가 아는 게 다가 아니고, 내가 사는 세상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맛을 보고, 만져보면서 자연스럽게 깨닫도록 말이지요. 여튼, 로즈마리꽃이 참 예뻤어요!  

↗아이들은 집으로 돌아와 오늘도 색종이를 꺼내놓고 딱지를 접고, 표창을 접고, 고래와 사슴벌레를 접었답니다. 신나게 뛰어놀고도 또다시 열정있게 무언가를 한다는 게 참 놀라운 아이들. 아이들의 저 에너지는 어디서 나오는 걸까요? 갑자기 우리 아들의 말이 생각납니다. "오빠는 진짜 힘이 남아도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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