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거프린트크리스찬프리스쿨(Fingerprints Christian Pre-school), 크라이스트처치 유치원 방문!

[2019.08.23.금] 두 달 간의 크라이스트처치로의 여행 계획을 세우며 동생과 이야기했던 부분은 바로 아이들을 유치원에 보내는 것이 어떠냐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아이들이 다섯살, 세살일 때 이 곳으로 한 달간의 여행을 와 봤던 경험을 떠올려보니 짧은 시간이나마 아이들을 꼭 유치원에 보내야겠다는 것이 저희의 결론이었거든요. 지난 번에도 분명 답답한 일상에서 벗어나 휴식을 얻고자 온 여행이었는데 하루 종일 아이들과 함께 있으니 사실 여유를 즐기기는 커녕 너무도 분주했고, 같은 이유로 동생은 일도 제대로 하지 못했었지요. 알아보다 보니 크라이스트처치에 살고 있는 아이들 뿐 아니라 여행자의 아이들도 유치원을 다닐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이번엔 기필코 온종일 아이들과 붙어있지 않으리라 결심을 했답니다. 사실 아이들도 엄마와 두 달동안 집에만 있는 것 보다는 새 친구를 사귀며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접하며 놀이를 하는 게 덜 지루할 것 같기도 했고요.  

↗첫날 아침은 오전 10시에 일어나는 게 너무도 힘들었는데 두번째 날은 같은 시간에 가뿐히 일어났답니다. 이모가 구워준 토스트와 과일, 요거트를 먹으며 아이들은 아주 신이 났지요. 

↗우리 아들에게 초코잼을 듬뿍 발라서 먹는 아침이란 '행복 그 자체'라고 합니다. 우리 딸에게는 딸기잼이 그런 것인가 봅니다. 아침에 일어나 아침밥을 먹지 않아도 된다는 게 아이들에게는 그저 신이 나는 모양입니다. 집에 있을 때는 늦잠을 잤거나, 너무 바쁠 때 가끔 시리얼을 먹는데 이모네로 여행을 오니 밥과 시리얼, 빵, 과일 등 여러 가지 중에 먹고 싶은 것을 각자 골라서 먹으면 된다고 했거든요. 아이들에게도 이렇게 스스로 먹을 것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소중히 느껴지나 봅니다. 사실, 인간의 본능이겠죠?

↗오늘 아침은 아주 연하게 까페라떼입니다. 아침부터 누군가 나의 요구에 딱 맞춰서 나를 위해 커피를 내려준다는 것이 참 기분좋은 일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는 시간이었답니다. 고맙다, 동생아!

↗오전시간은 집에서 여유있게 보내고 정오에 우리는 핑거프린트크리스찬프리스쿨(Fingerprints Christian Pre-school)에 잠시 방문을 했답니다. 월요일부터 두 달동안 서가네 아이들이 다니게 될 유치원이지요. 월요일부터 등원하기로 정해져 있긴 했는데 유치원 선생님이 아이들을 데리고 잠깐 들러서 이 곳이 어떤 곳인지, 어떤 친구들이 다니고 있는지 미리 와서 보고 같이 놀아보면 분명 월요일에 등원할 때 도움이 될 거라고 말씀하시며 초대를 해 주셨거든요. 그래서 우리는 아이들과 함께 유치원으로 깜짝방문을 하게 되었답니다. 

↗우리 아들은 유치원 문 밖에 서서 안 들어가고 싶다고 하더니 언제 그랬냐는 듯 바로 놀이를 시작했답니다. 여러 가지를 했는데 아들이 가장 먼저 달려간 곳은 바로 목공놀이터였어요, 실톱으로 직접 나무를 자르고, 못을 박으며 자기만의 망치를 뚝딱 만들었답니다. 한국에서 다니고 있는 어린이집에서도 2주에 한 번씩 목공 수업을 하는데 거기서 보고 듣고 만져본 게 있는지 아주 익숙하게 공구를 다루더라고요. 언제까지고 품에 안겨 있을 것만 같던 아이가 언제 이렇게 컸나 싶었답니다.

↗둘째는 그네를 타며 아주 신이 났습니다. 남자애들보다 더 활동적이고 강한 우리 딸, 어딜 가나 씩씩합니다. 등원도 아닌 잠깐의 맛보기 방문이었는데 벌써 이 녀석만 졸졸 따라다니는 친구가 생겼습니다.

↗목공놀이를 끝낸 아들은 카페트 위에 앉아 평소 좋아하는 곤충들을 가지고 또 놀이를 시작했습니다. 입만 떼면 메뚜기 잡으러 가자, 사마귀 보러 가자 하더니 역시.. 한 손에는 메뚜기, 다른 한 손에는 사마귀를 들었군요.

↗유치원 바로 옆에는 초등학교가 있습니다. 철문 앞에 모인 초등학교 형님들이 어린 동생들 앞에서 이야기도 해 주고 춤도 춰 주고 있더라고요. 얘들은 왜 여기에 이렇게 모여 있는지 궁금했는데 들어보니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의 형제자매들이 초등학교에도 있고 하다보니 이 곳에서 만나서 이야기도 하고 놀기도 하고 그런다네요. 철문 너머의 초등학교 잔디밭을 한참 지켜보다 보니 어머, 깜짝 놀랄 일이 있었어요. 저 멀리 나무 위에 여자아이 서너명이 올라가 있네요, 작은 나무도 아닌데 치마를 입고 저기까지 올라가다니 참 대단한 아이들. 가만히 생각해보면 저도 어릴 땐 저렇게 나무 위에 올라가는 걸 참 좋아했는데, 뉴질랜드에서도 아이들은 나무 위에 올라가 노는 걸 좋아하나 봅니다. 

↗그네타는 아이들 뒤로 유치원 마당이 보이네요, 저 곳에서 아이들은 뛰어놀기도 하고, 자전거를 타기도 하고, 모래놀이, 목공놀이, 소꿉놀이, 트램폴린 등 다양한 놀이를 즐기고 있었습니다. 하늘이 온통 구름으로 가득하고 바람도 불어 조금은 쌀쌀했었는데 아이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구석구석 자리를 잡고 자신들의 놀이에 집중하고 있었답니다.

↗유치원에 다녀와서 안내책자와 유치원의 하루 일과표를 다시 펴 보았어요. 아이들이 유치원에서 어떤 하루를 보내게 될지 궁금해지네요. 생김새도 다르고, 언어도 다르고, 문화도 다르지만 아이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겠죠?

↗핑거프린트크리스찬프리스쿨 안내책자에 명시되어 있는 교육비입니다, 한 주당 20시간까지 무료이며 초과되는 시간에 대해 지불하게 되어 있었어요. 비용은 주 단위로 지불해야 한다네요, 거의 월 단위로 지불하는 한국과는 많이 달랐답니다. 서가네 아이들은 오전 8:30부터 오후 3:30까지 프리스쿨에서 놀기로 했답니다. 

↗프리스쿨에 가는 아이들은 매일 점심 도시락을 싸 가야 합니다. 과일야채, 유제품, 곡물, 단백질, 물. 각기 종류별로 한 가지씩 어떤 것이 적절한지 몇 가지의 예를 보여주고 있었답니다. 아이들이 매일 매일 식품영양군을 골고루 섭취할 수 있도록 돕고 있는 것 같았어요. 

도시락은 어떻게 싸야 할지에 대해서도 몇 가지의 예를 보여주고 있었어요. [Remember it's what your child eats over the whole day that is important.] 제 눈에 띈 문구, 그걸 보며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어요. '그렇지, 내 아이가 온 종일 먹는 것인데.. 중요하지, 도시락.'  그러면서 생각하게 되었어요. 우리 애들의 점심에는 매일 밥이 빠지지 않았고, 몇 가지의 반찬과 국물이 늘 함께였는데 '아, 이 곳 아이들의 점심 식사는 이렇구나. 영양소만 골고루 들어간다면 이렇게 먹을 수도 있겠구나' 하고 생각하게 되었지요. 샌드위치에 요거트, 과일, 달걀.. 이런 것들이 대부분이라 사실 제 눈엔 간식도시락 같아 보였거든요. 아마도 아이들은 너무도 좋아할 것만 같아요. 

↗어제는 시차 때문에 너무 피곤한 하루였고, 오늘은 그래도 좀 나았지만 그래도 늦게 일어나서 잠시 핑거프린트크리스찬프리스쿨을 방문했다가 마트에 들렀다 오니 하루가 또 끝나버려서 냉장고에 있던 나물들을 꺼내 달걀 올려서 비빔밥으로 저녁을 대충 먹었답니다. 아, 그냥 피곤하다. 치치에 와서 맞는 첫 주말까지는 며칠동안 아마도 계속 피곤하겠지만 그래도 뭔가 하나씩 하나씩 누릴 수 있는 여유를 찾아봐야겠다 싶었어요. 수요일 저녁에 도착하고는 이제 금요일일 뿐이다 싶었지만 시간은 정말이지 한 순간도 나를 기다려주지 않고 앞만 보고 달리고 있으니까요. 아이들도 월요일부터의 첫 등원을 위해 밤에 일찍 자고 아침에 일찍 일어날 수 있도록 훈련 중이예요. 아이들이 무사히 첫 등원을 하고 여유로운 치치에서의 하루 하루가 될 수 있기를!

 

♥당신의 공감에 큰 기쁨을 얻는 서가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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