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남방항공, 인천공항→광저우를 경유한 여행 첫날!
- 뉴질랜드
- 2019. 8. 30. 10:04
[2019.08.20.화] 서가네가 여행을 시작할 즈음, 뜨거웠던 여름도 어느덧 그 열기가 식어져 아침 저녁으로 시원한 공기가 반갑게 느껴지던 날이었답니다. 아이들과 함께 크라이스트처치에 있는 동생네로 여행을 계획하고 티켓팅을 해 둔지 만 7개월만인 오늘 드디어 출발입니다. 동대구역으로 가서 KTX를 타고 서울역을 가서 공항철도로 환승을 한 뒤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로 가서 광저우행 중국남방항공을 타는 것이 오늘 저희가 해야 하는 일이었지요. 제 여행계획을 아는 많은 사람들이 중국남방항공에 대한 연착이나 불친절한 서비스 등을 이유로 참 많은 우려를 표하셨던지라 괜찮을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내심 걱정이었던 것은 사실이었답니다. 제게는 친정엄마가 함께 계시긴 했지만 100일밖에 안 된 아기와 고집 센 4살 딸아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개구쟁이 6살 아들이 있었거든요. '그래도 나는 분명 괜찮다, 세상에는 좋은 사람들이 참 많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이 여행의 첫걸음을 내딛었답니다.
↗서울역에 내려서 잠깐 걸었더니 인천국제공항으로 바로 가는 공항철도를 만날 수 있었답니다. 게이트를 지나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니 바로 열차를 타는 곳이어서 저희는 직원에게 양해를 구한 뒤 잠깐 밖으로 나왔다가 다시 들어갔답니다. 열차를 타는 곳은 공기도 조금 답답했고 아이들이 30분 정도의 시간을 보내며 놀 곳도 없었거든요. 잠깐 나온 덕분에 서가네 아이들은 웨건을 타고 아빠와 함께 여기저기를 둘러보기도 하고 화장실도 다녀오며 지루하지 않은 시간을 보냈답니다.
↗인천공항에 도착한 뒤 저희는 교통약자 이동편의시설로 운영되고 있는 귀여운 전동차를 타고 이동했답니다. 서가네 큰 아이가 어찌나 신이 났는지 먼저 앞자리에 올라타겠다고 달려갔지요. 앞자리에 아빠랑 같이 타자고 했더니 왜 그래야 하냐고, 혼자 타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남방항공 부스는 J였어요, 먼저 티켓팅부터 하고 수화물로 짐부터 부쳤지요. 제 캐리어는 28인치 두 개였는데 두 개 합쳐서 43.3kg이 나왔어요. 이 무거운 걸 저 혼자 들고 왔으면 고생을 제대로 했을텐데 연차쓰고 여행길에 아내와 아이들, 그리고 장모님을 배웅해 주러 따라나선 우리 신랑에게 너무 감사했답니다.
↗수화물을 부치고 밥 먹으러 가려고 돌아나오는 길에 제 눈에 띈 지퍼가 터져버린 캐리어예요. 캐리어 주인이 얼마나 속이 상했을까 싶기도 하고, 제발 여행길에 내 캐리어가 저렇게 맥이 탁 풀린 채 망가지지 않기를 바라게 되었답니다. 다음 번 여행길에는 꼭 캐리어커버를 장만하리라, 벨트를 장만하리라 생각도 한 번 해 보았지요.
↗여행길에서 먹은 첫 점심메뉴는 큰아이가 먹고 싶다고 했던 쌀국수였답니다. 사실 친정엄마와 저는 비빔밥이 먹고 싶었지만 말이예요, 이럴 때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해야 하나.. 그런 생각이 문득 들었었네요.
↗넉넉히 3시간 반 전에 공항에 도착해서 티켓팅을 하고 밥을 먹었는데도 시간이 그렇게 넉넉하지는 않은 것 같았어요, 이젠 검색대를 통과해서 탑승게이트로 이동할 시간이어서 아이들은 아빠와의 인사를 나눴지요. 둘이 번갈아가며 아빠를 안아드리고 뽀뽀해드리고 그러더니 결국 큰 아이가 울음보를 터트렸답니다. "아빠랑 헤어지는 게 너무 슬퍼~!" 하며 어찌나 서럽게 울던지, 평소엔 그렇게나 말 안듣는 개구쟁이면서 이럴 땐 세상에 이런 효자가 없네요. 나중에 들으니 신랑 마음이 너무 뿌듯하고 좋았다고 하네요. 변함없이 회사에 출근을 해야하긴 하지만 그래도 세 아이와 아내가 여행을 간 두 달 동안 아마도 남편은 짧은 휴가를 보낼 수 있겠죠? 꼭 그럴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보안검색대를 지나 셔틀 트레인을 타고 탑승동으로 이동을 했어요. 내려서 보니 우리가 비행기를 탈 탑승게이트는 105번, 가장 끝에 있길래 큰 아이 아이 둘을 웨건에 태우고 이동을 했지요. gate to gate 서비스를 이용하고 싶어서 웨건을 가져온 거였는데 광저우 공항에서 이용할 수는 없다 하고 인천공항 탑승게이트에서 수화물로 실어서 크라이스트처치까지 바로 보낸다고 하길래 그게 좀 아쉬웠어요. 대구로 다시 내려가는 신랑 편에 보낼까 하다가 치치에 도착해서 두 달 간 쓸 일이 꽤나 있을 것도 같아서 그냥 수화물로 보내기로 했어요. 원래는 티켓팅하는 곳에서 캐리어랑 같이 보내려고 했는데 거기서 보내면 그냥 보내고, 게이트에서 보내면 비닐로 싸서 보낸다며 직원이 추천해주길래 게이트에서 보내기로 결정을 했는데 잠깐이지만 아이들을 태워 다니니 이렇게 편할 수가 없었어요. 엄마는 한 명인데 아이들은 온 사방으로 뛰어다니니 사실 이렇게 넓고 사람많은 곳에서 아이들을 쫓아다니는 게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니 말이지요.
↗오후 4시 25분 출발, 드디어 비행기가 구름보다 더 높은 하늘로 날아올랐답니다. 땅에 발을 디디고 올려다보면 구름도 그렇게나 높은데 비행기에서 내려다보니 온 세상에 눈이라도 내린 듯이 그 높던 구름들이 저기 아래에 있네요. 구름은 그저 그 자리에 있었을 뿐인데 내가 어디에서 어떻게 바라보고 생각하느냐에 따라 모든 게 이렇게 달라집니다. 세상살이가 다 이렇겠지요?
↗남방항공에서 가장 먼저 받은 믹스너트, 아몬드와 땅콩, 캐슈너트 세 가지였던가.. 가짓수는 얼마 안 되었지만 짜지 않고 꽤나 고소해서 서가맘은 참 맛있게 먹었답니다.
↗광저우로 가는 남방항공 비행기는 3,3 구조의 작은 비행기였어요. 가장 앞자리에 앉은 저희는 아주 넓직한 자리에서 편안하게 3시간 45분의 비행을 할 수가 있었답니다.
↗첫째는 할머니 옆자리에서, 둘째는 제 옆자리에서 담요를 말아 베고는 두 시간여의 아주 달콤한 낮잠을 즐겼답니다.
↗믹스너트 다음으로 나온 소고기야채볶음이었어요, 김치볶음밥보다는 아이들 입맛에 더 맞지 않을까 해서 받았었는데 역시나 아이들 입에는 맞지 않나 봅니다. 살짝 향신료 향이 느껴졌었는데 그게 싫은지 맨밥 몇 숟갈 먹고는 퍽퍽한 모닝빵만 뜯어먹더라고요, 그래도 제 입엔 그렇게 많이 거슬리지는 않는 소고기야채볶음이었답니다.
↗친정엄마와 제가 먹은 것은 김치볶음밥, '특별히 맛있다.'는 아니었지만 꽤나 괜찮은 김치볶음밥이어서 고픈 배를 채우기에 부족함이 없었어요. 모닝빵은 너무도 퍽퍽해서 저에게는 별로였지만 말이죠.
↗광저우에 도착해서 모든 승객이 저 버스를 나눠타고 탑승동으로 이동을 했답니다. 먼 거리는 아니었지만 아이들 데리고 걸었다면 조금 힘들었을텐데 이렇게 셔틀을 타고 이동을 하니 편하기 그지 없었답니다.
↗저희는 보랏빛의 Transfer to international 표시를 따라 이동을 하고, 보안검색대를 통과했답니다.
↗보안검색을 마친 뒤 가장 먼저 확인한 게이트 번호, 지난 번 여행 때 몇 번이나 게이트가 변경되고 하면서 비행기를 놓쳤던 기억이 있었던지라 가장 신경이 쓰였던 부분이었어요. 남방항공을 이용했던 꽤나 많은 사람들이 비행기 연착과 게이트 변경을 언급하기도 했었으니 더욱 그럴 수 밖에요. 도착 직후에는 게이트 번호가 비어 있었는데 30분쯤 후에 다시 보니 게이트번호가 A167이라고 적혀 있었어요. 저희는 게이트 가까운 곳에 자리를 잡고 시간을 보내기로 했답니다.
↗광저우 바이윈 공항 곳곳에 설치되어 있던 free Wifi self-service, 중국어와 영어 뿐 아니라 일본어와 한국어도 지원하고 있어서 너무 좋았지요, 공짜 Wifi를 터치, passport를 터치한 뒤 여권을 펼쳐서 스캔해주면 된답니다. 정말 간단하죠?
↗여권 스캔을 마치고 나면 영수증같은 종이가 한 장 나온답니다. 그럼 핸드폰에서 저기에 적힌 와이파이를 검색한 뒤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마음껏 와이파이를 쓰면 된답니다. 참 좋은 서비스인 것 같았지요, 잠시 머무는 낯선 공항에서 인터넷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게 참 감사했어요.
↗바이윈 공항에는 의자의 종류도 다양했었는데 그 중에 가장 눈에 띈 것이 바로 이 안마의자였어요. 핸드폰으로 QR코드를 스캔해서 사용하면 된다고 하는데 저는 정확히 이해하지 못해서 아쉬웠답니다. 제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옆에 앉아있던 여행자가 친절하게 자신의 핸드폰으로 안마의자를 작동시켜 주셔서 친정엄마는 저 곳에 앉아 잠시나마 안마를 받으며 지친 어깨를 위로했답니다.
↗광저우 바이윈 공항에서 만난 가장 눈에 띈 곳, 아이들이 너무도 좋아했던 슈퍼윙스 놀이터예요. 여러 나라의 아이들이 이 곳에서 비행기를 기다리며 신나게 놀고 있었답니다. 서가네 아이들도 이 곳에서 얼마나 신나게 뛰며 놀았는지 몰라요.
↗땀이 나도록 뛰어다니며 놀다가 잠시 엄마에게로 달려온 우리 둘째, 슈퍼윙스 놀이터에서 노는 걸 얼마나 좋아하던지. 슈퍼윙스가 아마도 평소에 종종 보던 프로그램이라 아이들에게 더욱 친근했던 것 같아요. 두 달 뒤, 한국으로 다시 돌아가는 길에 다시 바이윈에 들르면 그 때도 아마 이 곳에서 신나게 뛰어다니며 까르르 웃음소리를 흩날리겠죠?
↗한참을 뛰어다니며 놀던 우리 아들, 밤이 늦도록 신나게 뛰어다니다 결국 공항의자 위에 기댄 채 잠이 들었답니다. 크라이스트처치행 비행기가 00:50 출발인지라 아이들에겐 한밤중까지 잠을 참으며 견디기가 참 힘들었을 거에요.
↗둘째도 쏟아지는 졸음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잠이 들어버렸어요. 인천공항에서 우리 아이들의 웃음소리에 웃어주시던 분들을 광저우에서 다시 만났답니다. 반가워 인사를 나누며 이야기하다보니 이 분들도 광저우를 거쳐 크라이스트처치로 가신다고 하네요. 알고 보니 크라이스트처치에서 24년을 사셨다는데 한국에 살고 있는 자제분들을 만나고 다시 돌아가는 길이라고 하셨어요. 아이들을 참 예뻐해 주시고 잘 놀아주셔서 긴 대기시간을 길지 않게 보냈는데, 그 분들도 아이들 덕분에 지루하지 않게 긴 시간을 잘 보냈다며 좋아해 주셨어요. 이렇게 기차에서, 공항에서, 비행기에서 우리의 여행의 하루가 다 갔습니다. 피곤함도 크지만 아직은 설렘이 더 큰 그런 밤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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