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 너는 선물이란다. 서가맘 2017. 4. 21. 03:39
하루 종일 흐린 잿빛 하늘이더니 결국 저녁엔 토독토독 빗방울이 떨어진 날이었어요, 요즘 비가 잦긴 하지만 미세먼지를 씻어내 주는지라 싫지 않았답니다. 아이들과 함께 차에 올라타면서 잠깐 빗방울을 맞으면서도 오히려 기분이 좋았지요~ 우리 아들은 뭐가 그렇게 좋은지 "으하하" 웃고 난리였답니다. 저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서 아이들을 카시트에 태우고 이동하는 동안 과속방지턱을 만날 때마다 아이들에게 "쿵떡!" 하며 이야기를 해 주었더니 아이들 둘 다 신이 났답니다. 38개월 우리 아들은 그렇다 치고, 12개월 된 딸은 대체 이게 무슨 상황인지 알고나 웃는 것인지.. 눈이 사라지도록 함박웃음을 웃으며 까르르 까르르 넘어가던걸요. 나란히 카시트에 앉아 함께 큰 웃음을 나누고 있는 걸 보니 너무 행복했답니다. 아이들..
아가, 너는 선물이란다. 서가맘 2017. 3. 23. 00:56
우리 첫째 요게벳, 제 아들이 태어나 품에 안긴지 벌써 1116일이 되었답니다. 만 36개월하고도 20일이 되었어요. 두 돌이 되었을 때까지만 해도 "내가, 내가~!" 라는 말을 반복하는 녀석인데, 석 돌이 지난 지금은 왠만한 대여섯살 아이처럼 말을 하며 엄마를 깜짝 놀래키기도 하고, 엄마를 놀리며 엄마의 심기를 건드리기도 하는 개구쟁이가 되었지요. 모두가 잠든 시간 혼자 식탁에 앉아 노트북을 켜놓고는 그런 우리 아들의 일상을 담아 둔 사진들을 한 번씩 찾아보며 '어머, 정말 우리 아들이 이랬었지. 정말 많이 컸다.' 하며 웃곤 한답니다. 그렇게 사진을 찾아보며, 우리 아들이 태어난 순간을 곱게 메모해 둔 수첩을 뒤적이며 이제는 추억이 되어버린 너무 기뻤던 그 시간을 다시 한 번 떠올려보았답니다. 우리 ..
아가, 너는 선물이란다. 서가맘 2017. 3. 9. 15:17
우리 아들, 이 아이를 품고 얼마나 마음이 따스하고 행복했었는지 모른답니다. 아이의 피와 살이 될 거니까 더 신선하고 좋은 거 골라 먹고, 세상의 좋은 소리만 들려주고 싶어 열달동안 뉴스도 멀리했었지요. 뉴스는 언제나 무섭고 나쁜 모습을 조명해주니까. 좋은 말도 많이 해주고, 노래도 참 많이 들려주고, 10층까지 계단을 오르내리며 운동도 더 열심히 하고. 내가 불편한 건 안중에도 없고 그저 아이에게 좋은 건 어떤 것일지에만 오롯이 나의 관심사가 쏠려 있었어요. 세상을 다 얻은 듯한 느낌이랄까. 그런 아이가 태어나 내 품에 안긴지 벌써 36개월의 시간이 흘러갔답니다. 그 많은 시간 속에 아이를 향한 나의 사랑도 있고, 체력부족으로 인한 나의 투정도 있고, 또 이렇게 귀한 아이를 주신 하나님에 대한 감사도 ..
아가, 너는 선물이란다. 서가맘 2017. 3. 2. 09:15
아이가 2월 28일 밤부터 열이 올라서 혹여나 싶어 오전에 병원진료를 다녀왔답니다, 진료 후 감기는 거의 다 나았다고 하셨어요~ 계속 미열이 있었던지라 해열제랑 콧물약 조금을 처방받았지요. 그래서 그냥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나 봅니다. 3월의 첫날, 아침은 분명 맛있게 먹었는데 점심은 그렇게도 좋아하는 고등어구이가 나왔는데도 안 먹겠다며 입 딱 다물고.. 뭐 좀 먹어야 할 것 같아 까페엘 데리고 갔답니다. 토마토주스가 먹고 싶대서 주문했는데 반 잔쯤 먹다가 갑자기 응가를 하고 싶다 하네요~ 그런데 또 화장실 갔다가 별 소득없이 돌아왔네요. 화장실 갔다가 응가도 하지 않고 돌아오길 오늘 들어 벌써 두 번째.. 오는 길에 아빠랑 카운터에 가서 초코케익을 주문했다네요. 그래서 이제 배가 고픈가보..
아가, 너는 선물이란다. 서가맘 2017. 2. 13. 23:47
더치커피기구를 설치했어요. 예전 라온제나 까페에서 사용하던 거라 우리 동생들과 엄마와 저, 모두의 손때가 가득 묻은 기구예요. 모유 수유 중이라 커피를 거의 마시지는 않지만, 한 번씩 더치빠넬라라떼 생각이 날 때 커피 먹고 싶어하는 언니를 위해 동생이 더치커피를 아주 조금 넣어서 향만 살려 만들어주곤 했던지라.. 우리 동생이 뉴질랜드로 떠나고 나니 더 먹고 싶어지더라구요~ 자매는 가까이 살면서 장도 같이 보고, 아이도 함께 키우고, 취미생활도 같이 하고.. 그런 맛이 있는데 아쉽네요. 동생도 저도 그런 생활을 정말이지 꿈꾸고 자주 이야기했었는데.. 불과 일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가 이렇게나 멀어질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답니다. 주말에 아이들 데리고 나갔다가도 뭔가 갈 곳이 없어진 것 같은 허전함을 아직도..
아가, 너는 선물이란다. 서가맘 2017. 2. 9. 13:14
추운 겨울날 밤, 아이들을 재워놓고 나니 신랑이 퇴근을 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이불 속에서 부비부비하다 보니 머리도 다 헝클어지고.. 부시시한 모습으로 거실로 나와 보니 신랑이 많은 일을 해 두었네요. 저녁을 먹고는 씽크대에 그냥 그릇을 쌓아두고, 책이며 장난감이며 거실 여기저기에 널부러뜨려놓고는 아이들만 챙겨 안방으로 쏙 들어갔었는데 설겆이도 다 해놓고 장난감들도 모두 제자리에 정리해두었던걸요. 오늘은 대구 시내까지 다녀와 곤했을텐데.. 쉬고 싶은 마음보다 아이들과 씨름했을 저를 생각하는 마음이 조금 더 컸나봅니다^^ 고맙습니다. 이럴 땐 결혼 참 잘했다 싶은 마음에 이 남자가 참 사랑스럽습니다. 거실에 나와 잠시 앉아 얘기를 하고 있었는데 신랑이 벌떡 일어나더니 가방을 마구 뒤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