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 머리땋기, 어쩌다 힐링!

친정엄마와 아이들과 함께 뉴질랜드에 다녀온 뒤 많은 일이 있었던 서가네였답니다. 워낙 많은 일들이 아직도 진행 중인지라 길고도 짧았던 뉴질랜드에서의 한달간의 이야기는 아직 풀어놓지도 못했네요. 하나씩 하나씩 풀어놓을테니 재밌게 보고 들어주시길 기대할게요. 오늘은 봄이 되면서 우리 아이에게 생긴 변화에 대해 잠깐 이야기할까 합니다. 그게 뭐냐면요, 머리를 묶을 수 있도록 해 준다는 겁니다. 흐흣! 남자 아이를 키울 때는 그게 뭐? 했는데 여자 아이를 키워보니 또 그게 다르더라고요. 저희 아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머리카락이 길었는데 태어나서도 배냇머리가 빠지고 없다거나 하는 일이 없었답니다. 그리고 최근 어느 누군가는 "얘들은 대체 뭘 먹이길래 머리카락이 이렇게 잘 자라냐?"라고 했었답니다. 두 돌이 다 된 우리 둘째는 딸인지라 굳이 머리카락을 잘라줘야 할 필요를 느끼지도 못했었고 그러다 보니 머리카락이 허리춤에까지 내려오는 지경이 되었답니다. 얼굴은 아직 아가아가한데 뒷모습은 아가씨같은 느낌이랄까요^^; 그런데 이 녀석이 불과 3월까지만 해도 머리 묶는 걸 그렇게도 싫어했거든요, 그래서 뉴질랜드 가서도 머리는 대충 질끈 묶은 모습 뿐이었는데 신기하게도 4월 들어서면서부터는 잠시 머리를 묶을 수 있는 짬을 허락한다는 겁니다. 아주 빠른 스피드를 필요로 하는 짧은 시간이지만 그래도 무언가 모양을 만들어 줄 시간이 생겼다는 게 저는 아주 기뻤답니다.

↗처음으로 딸 아이 머리를 제 생각대로 땋아보았답니다. 머리카락이 얼굴을 감싸듯이 앞으로 쏟아지며 난데다 잔머리가 많아서 머리 위에 사과머리를 하나 만들어주고는 뒷 머리는 땋아주었지요. 어릴 때 제가 늘 하던 디스코머리를 방향만 바꿔준 것이었지요.

↗그냥 질끈 묶어둔 것 보단 훨씬 마음에 들었답니다, 처음으로 머리 묶을 수 있는 짬을 내어준 우리 딸에게 감사! 아이가 그만큼 자랐다는 거겠죠?

 

 

↗묶었던 머리를 풀었더니 곱슬곱슬 펌을 한 머리같습니다. 요즘 겨울왕국을 즐기며 되지도 않는 말로 "Let it go!"를 외치는 세살 아가랍니다. 엘사 머리 하자고 머리방울을 들고 오기도 하고, 'Let it go'가 나오면 드레스를 들고 와서 갈아입혀 달라고 입고 있는 내복 다 벗어던지는 요즘이네요. 딸아이는 원래들 그런가요?

↗요건 앞 모습, 실핀 하나만 꽂아주었는데도 마음에 들던걸요. 제 머릿결이 저렇게 좋으면 소원이 없을 것 같아요;;

↗하루가 지나고 또 다시 머리땋기에 도전했답니다. 이번엔 머리 앞쪽에서부터 땋기를 시작했어요, 사과머리가 세상 편하긴 하지만 그래도 더 예쁘라고. 이마쪽 잔머리를 잡을 수는 없어서 아쉬웠지만 말이예요. 디스코땋기를 조금 변형해서 했더니 조금 다른 모양이 되었답니다. 이건 위에서 본 모습!

↗이건 뒤에서 본 모습이예요, 언제 고개를 잘래 잘래 흔들며 짜증을 낼지 몰라서 최대한 빨리 머리카락을 큼직하게 잡았더니 이런 모양이 되었네요, 머리카락을 조금씩 추가해가며 땋으면 더 예쁘고 단단해질텐데.. 아이의 인내심이 자라는만큼 더 많은 것이 가능해질테니 곧 도전해봐야겠어요!

↗땋은 머리가 좋은 게 이런 게 아닌가 싶어요. 땋아두었을 때도 예쁘고, 풀었을 때도 예쁘고. 어릴 때 산으로, 들로 뛰어다니면서 아카시아 잎을 뜯어 내고 줄기로 머리카락을 돌돌 말아 저렇게 펌 느낌의 머리를 만들곤 했던 기억이 절로 나네요. 누가 이 사진을 보고 두 돌이 채 안된 아기라고 생각할까요^^;;

↗앞 모습이예요, 머리꼭지에 사과머리를 묶었던 흔적이 보이시나요? 어쩌다보니 그게 큰 웨이브를 만들며 일부러 드라이를 한 것 같은 느낌을 주고 있어요. 하하하;; 저 이모티콘과 똑닮은 헤어스타일이 나왔어요^^

 

봄이라 그런지 제 머리 스타일에도 변화를 주고 싶은데 이런 저런 일로 미용실 한 번 갈 시간을 만들기가 참 어렵네요. 대리만족이라고, 제가 못 하는 걸 우리 딸 머리 만져주며 제 마음을 달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둘째 태어나기 전엔 우리 아들 머리를 가지고 조금 조금 묶어주며 그 맘 달랬는데 이젠 딸이 있으니 대놓고 이렇게 머리를 만지며 놀게 되네요. 이런 걸 두고 딸 키우는 재미라고 하는 건가 싶어요. 둘째마저 아들이었으면 아들 머리 기르고 묶고 했을지도.. 어쨌든, 육아 중인 엄마들 모두 모두 미세먼지 조심하세요, 오늘도 더 행복한 막바지 봄날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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