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가네텃밭 서가맘 2018. 11. 14. 16:01
2018년 올 한해는 두 아이를 모두 어린이집에 보내고 저의 시간을 조금 더 여유롭게 쓸 수 있는 시간이 많았었답니다. 봄에는 소소하게나마 텃밭농사를 지을 수가 있었고, 여름에는 사회복지실습과 보육실습을 빠듯하게나마 끝낼 수가 있었지요. 그리고 이런 저런 볼일을 보러 다닐 때 혼자서 여유있게 다니기도 했고, 친정엄마가 부르시면 언제든 달려가기가 수월했던 한해였지요. 물론 보육실습을 끝낼 때쯤 찾아온 셋째 아이 덕분에 한 달 남짓의 시간을 집에만 누워있기도 했고, 14주차에 들어선 지금까지도 입덧으로부터의 부자유를 겪고는 있지만 그래도 기다리던 셋째를 품고 있음에 감사한 마음이 크답니다. 그리고 심한 유산기와 엄청난 입덧으로 우리집 두 아이들을 제대로 챙겨먹이고, 입히기 힘든 시간동안 친정엄마가 매일 매일..
서가네텃밭 서가맘 2018. 11. 13. 17:51
가을이 짙어져 가던 지난 10월 17일 오후였답니다. 시간이 어찌나 빠른지 벌써 한달 가까이 지나버렸군요. 여름의 끝자락에서 서가맘은 셋째 아이를 가진 것을 알게 되었답니다. 5주 1일부터 시작된 입덧은 어찌나 심했는지, 게다가 초기 유산기가 얼마나 심했는지 한달을 꼬박 누워만 있었답니다. 그러다가 9주차에 접어들면서 의사에게서 보통 9주차에 접어들면 안전하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지요, 얼마나 마음이 평안했는지 모른답니다. 여전히 입덧은 너무도 심해서 잘 먹지도 못하고, 겨우 먹은 걸 다 토하고 했지만 일단 이젠 아이가 안전하다니 한달 남짓 누워만 있던 생활을 청산하고는 겁도 없이 텃밭으로 향했답니다. 보통 12주차는 되어야 정말 안정기라고들 하는데 정말 너무 무모했던 것 같아요. 그러나 가을향기가 짙었..
서가네텃밭 서가맘 2018. 8. 15. 16:54
오늘은 찬란한 햇살이 비취고 멀리 보이는 산 너머로 뭉게구름이 너무나도 웅장하게 피어올랐던 광복절 아침이었습니다. 광복절과 참으로 어울리는 날씨라고 해야 할까요, 우리 나라가 광복절을 맞이했던 그 때 그 순간 우리 선진들의 마음이 아마도 이렇게 찬란하고 아름다웠지 않을까 생각해보았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다섯살 우리 아들과 함께 태극기를 게양하며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이 녀석이 그럽니다. "엄마, 태극기가 뭐야? 엄마, 광복절은 뭐야?" 그래서 다섯살짜리가 알아들을 정도로 풀어서 이야기를 해 주었는데 이 아이가 과연 이해를 했는지 모르겠네요. 그래도 이렇게 아름다운 하늘 아래 아이와 함께 태극기를 게양하고 나니 너무도 기분이 좋았답니다. ↗바람도 적당히 불어주고 태극기가 바람에 펄럭이는 모습이 참으로 멋..
서가네텃밭 서가맘 2018. 5. 18. 01:54
남편이 연차를 쓰고 데이트를 하자고 했던 날, 햇살은 눈이 부시게 아름다웠고 바람은 구름까지 데리고 어디론가 여행이라도 가버린 듯 조용했답니다. 우리 부부의 데이트 장소는 바로 텃밭, 이렇게 더울 줄 알았으면 조금 더 일찍 올 걸 싶었지만 사실 그럴 수도 없는 현실이지요. 아이들이 어린이집에 등원하는 시간은 정해져 있으니 말입니다. 흐흣, 어쨌든 평소와 같이 건강한 모습으로 씩씩하게 어린이집으로 등원을 해 준 것만으로 감사한 일이지요. ↗은혜로다~ 첫 수확! ↗아이들을 보내놓고 텃밭으로 와 보니 아, 여긴 들어가는 길부터가 이미 잡초들에게 점령당하고 말았네요. 제 허리춤을 훌쩍 넘을만큼 자란 잡초들을 바라보며 들어가지도 못하고 서성이고 있었답니다. "나를 따르라~!" 하며 성큼성큼 풀들을 가로지르는 신랑..
서가네텃밭 서가맘 2018. 5. 10. 01:06
몇 해 전, 우리 큰 아이가 아가아가한 시절의 어느 봄날에 저희 부부는 고구마를 심었던 적이 있었답니다. 그 땐 다른 텃밭에 심었었는데 그 밭에는 모기가 어찌나 많은지 아기를 안고 가는 건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답니다. 그래서 아이와 남편은 차에서 기다리기로 하고 저 혼자 고구마 모종 한 단을 심었던 일이 있었는데 결과는 참혹했답니다. 하필 반팔을 입고 갔던지라 팔뚝에 울룩불룩 빨갛게 올라온 모기에게 물린 자국하며, 너무도 쨍쨍하고 뜨거운 햇살 때문에 모종들은 비닐에 닿아 잎이 타 버리고 연일 계속된 가뭄에 남편이 출퇴근길에 들러 물을 주곤 했는데도 결국 다 말라 죽어버렸었지요. 모기에게 물려가며 얼마나 열심히 심고 흙을 덮고 했었는데.. 그 때 그 기억은 정말이지 너무도 좋지 않은 기억으로 남아있답니..
서가네텃밭 서가맘 2018. 5. 10. 00:39
남편과 함께 근로자의 날을 맞아 정말이지 텃밭 근로자를 자처했던 날, 하늘에는 구름이 꽤나 많고 바람도 조금씩 불어주어 밭일하기에 더없이 좋은 날이었답니다. 예보엔 전날과 동일하게 30도를 찍을 거라고 했었는데 구름 덕분인지, 간간히 불어준 바람 덕분인지 일하기에 큰 어려움은 없었답니다. 정말 다행이죠, 만물의 주관자이신 그 분께 감사를! ↗이 하루로는 부족할 듯 하여 전날 저녁에 남편이 퇴근하자마자 소형 관리기를 빌리고는 바로 밭으로 달려와 폐비닐을 걷고 밭에 널려있던 쓰레기들을 정리해 두었답니다. 햇볕에, 바람에 얼마나 고달팠으면 비닐이 다 삭아서 걷는데 자꾸만 뜯겨지고.. 비닐 걷으면서 너무도 애를 먹어서 우리는 꼭 수확하며 그 때 그 때 정리하자는 이야기를 나누었던 저녁이었답니다. 폐비닐은 100..
서가네텃밭 서가맘 2018. 5. 5. 01:48
2018년 4월의 마지막 날, 퇴근시간이 지나자 마자 신랑에게서 전화가 왔답니다. 지금 막 출발했는데 지금 농기계임대사업소에 같이 갈 수 있겠느냐고 말이지요. 그래서 친정 엄마에게 두 아이 저녁을 좀 먹여달라고 부탁드리고는 늦지 않게 서둘러 임대사업소를 향해 달려갔답니다. 전화로 임대 신청을 해 둔 농기계를 가지러 6시까지 오라고 했다는군요. 지난 해 봄에도 텃밭을 일구려고 준비하면서 농기계를 한 번 빌려본 적이 있었던지라 저희 부부에겐 이번이 두 번째 임대였지요. 지체되지 않도록 신경 쓴 덕분에 오후 5시 40분 즈음 도착할 수 있었답니다. ↗해가 뉘엿뉘엿 서쪽으로 넘어가고 있던 시간이었어요, 입구에 도착해서 보니 [영천시농업기술센터 농기계임대사업소]라는 팻말이 있었어요, 그저 반갑기만 했지요. 뭐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