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그릇 뚝딱! 양배추사과소고기죽
- 잘 먹었습니다!/아이밥
- 2017. 1. 6. 16:36
우리가 만난 게 엊그제 같은데..
둘째 아가가 태어난지 벌써 256일이 되었답니다. 8개월 하고도 보름이나 더 되네요~
둘째 아이 엄마가 되고 보니 또 다른 시간 속에 살아가는 것 같아요, 정말 시간이 어찌나 빠른지.
나이 들면서도 빠르게 느껴지는데.. 아기 엄마에겐 그냥 두 배가 아니라 정말 몇 배속이 되는 것 같아요.
우리 아가가 엄마 젖만 먹다가 이유식(고형식)을 시작한지도 벌써 두 달이 훌쩍 지났네요.
첫째 키울 때는 거르지도 않고 정말 다양한 재료 사용해서 열심히 해 줬는데,
둘째는 딸인데도 바쁘다, 피곤하다 핑계로 거르기 일쑤, 반복되는 재료에다 유기농보다는 그냥 국내산 정도만?
하하.
저희 집엔 내력이 좀 있어요~ 신랑도 아들 삼형제, 아주버님네도 아들 삼형제이다보니..
첫째 아이가 아들이란 말에 저희 신랑은 눈물까지 보이셨더랬죠, 정말 가슴이 철렁했다나요.
둘째도 '山'자 보이며 아들이라고 했었는데..
두 달 후 병원에서 딸이라는 소리를 듣게 되었지요, 저희 신랑 그 날 운전하는 내내 콧노래를 흥얼대며 딸바보 아빠들 명단에 이름을 올렸답니다!
그런 딸인데 제가 너무 홀대하는 건 아닌지..
그래서 엄마가 더 신경 써 주겠노라 다짐하며 이유식을 만들어 보기로 했는데.
하하.. 쉽진 않네요^^;
이번엔 양배추사과소고기죽을 만들어 주려고 한답니다.
철분 섭취 때문에 항상 고기를 기본으로 넣고 있어요~ 야채가 고기보다 먼저라고 하시는 분들도 많이 계시지만 저는 처음 쌀미음 이후 소고기부터 시작을 했답니다.
그 이후로는 항상 베이스가 고기건더기와 고기육수가 되었고, 야채만 하나씩 바뀌고 있어요.
* 소고기가 중요한 이유
"고기는 단백질과 철분 보충, 아연 흡수를 위해 꼭 필요한 음식이에요. 모유수유 아기나 분유수유 아기 등에 관계없이 이유식을 시작하는 아이라면 쌀미음을 4일 진행한 뒤 소고기 미음을 시작하도록 합니다..."
소아청소년과의사 아빠의 리얼 '코칭 닥터오 이유식 한그릇 뚝딱 이유식' 中
오상민, 박현영 지음
소고기는 안심과 조금 저렴한 우둔살, 홍두깨살 등을 섞어서 사용하고 있어요.
가격이 만만치 않아서 조금 타협을 했답니다.
'곱게 갈고 다지면 질기지 않아~' 하면서.
100g, 200g 단위로 사도 아기 밥 짓기에는 너무 많아요, 그래서 늘 핏물 빼고 직접 얇게 저며서 소분하여 냉동보관!
요렇게 해 두면 하나씩 쓰기 정말 간편하고 좋답니다^^
냄비에 넣어서 잠길 정도로 물 부어서 끓여주세요~
끓을 때 생기는 거품은 덜 빠진 핏물과 불순물이라고 해서 저는 꼭 걷어낸답니다.
고기가 삶아지면 고기를 따로 건져주세요.
함께 갈게 되는 경우라면 굳이 건지지 않아도 되지만, 얇게 다질 경우라면 꼭 건져주셔야 해요.
고기육수 빠지면 맛도 영양도 줄어들어요~ 버리시면 우리 아기가 안 먹게 될지도..^^;
껍질 잘 깎고 씨 제거한 사과 한 쪽 잘라주시고, 양배추도 살짝 쪄서 사과 한 쪽 정도의 양이 되게 준비해주세요.
흰 쌀밥도 준비 완료!
책에 보면 거의 쌀을 잘 씻어서 불려서 갈고 끓이고 하라고 하던데..
저는 갓 지은 밥으로 이유식을 만들고 있어요~ 큰 아이 밥도 챙겨야 하고, 엄마 아빠 밥도 챙겨야 하는데 또 다른 것까지 하며 체력을 소진하느니 함께 하자 싶어 잔머리를 굴려보았지요.
바쁘고 정신없는 육아 하면서 아기 영양도 챙기고, 엄마도 간편하고 빠르게 준비해야 덜 지치잖아요.
엄마도 쉼이 필요하니까요.
금방 지은 밥 퍼내고 나면 밥솥 테두리에 요 밥물이 마르면서 얇은 막이 생기는 거 보셨죠?
저는 이거 정말 정말 좋아한답니다~
바삭하면서도 쫄깃한 맛도 있고..
제가 매일 저걸 떼어 먹으니까 큰 아이도 쪼르르 달려와 '나도!' 합니다.
맛을 보면 정말 그렇게 되죠~
밥 떠내고 나서 몇 분간만 뚜껑 열어두면 생기니까 보이면 한 번 떼어 먹어보세요~
이제 고기육수에 사과, 찐 양배추, 밥, 고기덩어리를 넣고 갈아주세요~
이유식을 처음 시작하는 아가라면 조금 오랫동안 곱게 갈아주셔야 하지만, 저희 딸은 벌써 조금의 식감을 즐기고 있는지라 조금 덜 갈아준답니다.
밥알이 조금씩 씹히는 정도라고 해야 할까..
엄마가 자기 밥 준비하는 걸 아는지 번개같은 속도로 기어와서 안긴 우리 딸입니다.
통실통실한 다리가 참~ 잘 먹는 아가답죠?
사실 저희 딸이 얼마나 엄마 껌딱지인지 몰라요, 별명은 딱지이구요~ 항상 저렇게 엄마에게 안겨 있으려고 해요.
요즘 조금씩 업혀서 자기도 하지만.. 평소엔 늘 저렇게.. +ㅁ+
덕분에 엄마는 한 손으로 참 많은 걸 하게 된답니다~ 이럴 땐 제가 생각해도 슈퍼우먼이 따로 없는 것 같네요.
주방에서 요리할 때도, 밥상을 차릴 때도,
심지어는 화장실 갈 때도 엄마 품에 딱 붙어있는 요 아이 때문에 엄마 팔뚝은 점점 헬스장 트레이너 저리가라죠.
다들 공감하시죠?
화장실만은 제발 혼자 가게 해 주렴.. ㅠㅠ
다 갈렸다 싶으면 냄비에 옮겨 담아서 한 번 끓여주세요~
꼭 마그마 끓어오르는 것 같은 자태가..^^;
튈 수도 있으니 조심하세요~ 저건 피부에 딱 들러붙어서 화상입기 딱 좋답니다.
한 김 식혀서 용기에 나눠 담았어요~
100ml-120ml 먹고 있는 저희 딸인지라.. 제 밥 한공기 정도 하면 4끼니가 준비된답니다^^
당장 먹을 것은 상온에 두고 나머지는 식혀서 냉장고에 넣어주세요.
여러 가지를 해서 돌아가며 먹이시는 분들은 냉동실에 넣어두고 쓰시던데..
전 아직은 재료를 바꿔가며 3-4일 정도 먹이고 있는지라 냉장고 제일 윗칸에 보관한답니다~
참고로 제일 윗 칸이 가장 시원해서 고기류 보관하는 곳이래요.
낮잠 한 숨 자고 일어나 저녁시간,
찡찡대길래 밥 먹자 했더니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쳐다보는 우리 딸입니다.
빨리 안 주면 숟가락 잡아 당기기는 당연한 일이고, 한 입 한 입 입에 들어갈 때마다 '음~' 하며 소리를 내지요.
친정 엄마가 보시고는 참 희한하다 하시며 웃으십니다.
잘 먹어줘서 얼마나 감사하고 또 기분좋은지 몰라요.
피곤한 요즘이지만 요 딸래미 미소 덕분에 또 힘내서 '맛나게 만들어 줄게!' 하게 됩니다.
오늘 하루도 수고 많으셨어요~
오늘도 건강하고 맛있게, 평안한 금요일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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