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 너는 선물이란다. 서가맘 2018. 2. 16. 22:13
우리 아이들이 이모를 만나러 긴 시간을 날아 뉴질랜드에 온 지가 벌써 16일째입니다. 2월 1일에 도착한 뒤 4시간의 시차에 적응하며 며칠동안 긴 비행으로 인한 피로를 떨쳐낸 뒤 저희는 모두 함께 여행을 다녀왔답니다. 크라이스트 처치를 출발해서 퀸즈타운에 도착, 그 곳을 거점으로 삼아 관광을 하고는 또 밀퍼드사운드까지 다녀왔지요. 그러는 동안 우리 아들의 머리카락은 더 많이 자라고 또 자라서 드디어 눈을 찌르는 길이가 되었답니다. 긴 머리카락이 바람에 휘날리는 게 너무 예뻐서 퀸즈타운으로의 일주일간의 여행동안은 긴 머리를 그대로 유지하려고 [아직은 눈을 찌르진 않으니 조금만 더 있다 자르자, 조금만 더 있다가.]이러면서 뉴질랜드로 왔거든요. 하하^^; 제 바람대로 우리 아들은 초코송이 스타일로 뉴질랜드 ..
Handmade by Jina. 서가맘 2018. 2. 14. 20:23
이 날은 뉴질랜드를 향해 출발하는 비행기를 타기 하루 전이었어요. 큰 아이가 어린이집을 간 사이에 아이들 옷가지와 비상약 등을 챙겨 짐을 싸다가 하던 일을 멈추고는 책장에 꽂혀있던 손바닥만한 작은 성경책 하나를 꺼냈답니다. 매일 아이들에게 성경말씀을 한 장씩 꼭 읽어주겠노라 약속을 했기에 뉴질랜드에 가 있는 한 달 동안도 성경책이 꼭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지요. 그런데 지금 사용하고 있는 커다란 성경책을 가방 속에 넣자니 제 어깨가 아마도 남아나지 않을 것만 같더라고요. 그래서 대학생 때부터 사용했던 작은 성경책을 가방에 넣어 뉴질랜드까지 가져갈 요량으로 꺼낸 것인데 정말 꼴이 말이 아니었어요. ↗겉면이 원래 굉장히 부드러웠었는데 그 재질이 무엇이었는지 성경책 겉 표면이 삭아서 다 떨어져 나와 버린데다 ..
뉴질랜드 서가맘 2018. 2. 13. 21:44
신랑과 함께 자주 보던 TV 프로그램 중에 '정글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답니다. 두 아이들 양육하면서 강의도 듣고 살림하느라 요즘은 잘 챙겨보지 못하긴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좋아하는 프로그램이지요. 언젠가 뉴질랜드 편을 보면서 병만족이 야생 장어를 잡아 나뭇가지에 끼워 구워먹은 걸 본 적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걸 보면서 '여보, 저건 정말 맛있겠다, 야생 장어는 어떤 맛일까?'하며 대화를 나눴었거든요. 그런데 지금 제가 그 때만 해도 생각지도 못했던 뉴질랜드에 덜컥 와 있잖아요, 그리고 그 뉴질랜드에서 저녁 식사에 초대받아 예상치도 못했던 그 야생 장어를 소금쳐서 구워먹게 됐답니다. ↗낯선 곳에 와서 낯선 이들로부터 대접받는 귀한 한 상이었답니다. 이 한 상에 담긴 마음이 너무도 소중해서 오랫동안 기억..
뉴질랜드 서가맘 2018. 2. 11. 23:27
낮은 구름이 가득한 하늘, 크라이스트 처치에서 맞는 두 번째 아침입니다. 우리와 함께 오클랜드에서 크라이스트 처치까지 왔던 태풍은 아직도 파란 하늘을 보여주지 않고 심술입니다. 우리 나라의 파란 하늘을 보고 잿빛 하늘이라고 했던 누군가의 말 이후로 새파란 하늘은 대체 어떤 하늘일까 궁금했었는데 뉴질랜드의 하늘은 그리 쉽게 그 모습을 보여주질 않았지요. 그럼 어때요, 아직 시간은 많이 남아있는 것을요. ↗태풍에 나무에서 떨어진 작은 새집, 그 안에다 거센 바람에 떨어진 꿀밤을 가득 주워담아 '엄마, 여기!' 하고 내미는 우리 아들이예요. 이렇게 예쁘고 사랑스러운 모습이 혹여나 기억에서 지워져버릴까 얼른 카메라에 담았답니다.↗오늘 아침도 파란 하늘은 아니었지만, 양털같은 구름이 낮게 덮여있는 모습이 참 포근..
뉴질랜드 서가맘 2018. 2. 11. 20:05
2018년 2월 1일, 밤새 뒤척이며 울고 짜증내던 아이들을 달래느라, 다른 승객들에게 미안해서 눈치보며 밤새 한 숨도 못 잤던 날이었답니다. 게다가 생각지도 못하게 오클랜드 공항에서 맞닥들인 태풍으로 인해 비행기가 연착되고, 게이트가 몇 번씩 바뀌는 통에 크라이스트 처치로 오는 비행기를 놓치는 웃지 못할 헤프닝을 겪었던 저는 정말이지 파김치가 되었었답니다. 우여곡절 끝에 크라이스트 처치 공항에서 동생 부부를 만나 동생네 집으로 왔던 저의 뉴질랜드에서의 첫 날이 지나갔지요. 길고도 길었던 힘든 시간이 지나고 밤새 편안한 침대에 누워서 아이들과 평안을 누릴 수 있음에 참으로 감사했답니다. 뉴질랜드는 지금 한여름이라고 들었는데 생각보다 뉴질랜드에서의 첫날 밤은 추웠답니다. 원래 이렇게 춥냐고 했더니 그렇지는..
뉴질랜드 서가맘 2018. 2. 3. 23:44
휠체어 서비스 덕분에 붐비는 사람들 틈에 아이들을 데리고 줄을 서지도 않고 정말 빠르게 비행기에 탑승을 했답니다. 타고 보니 우리가 가장 먼저 탑승을 한 것이었어요, 친정엄마가 허리도 아프시고 발수술을 하셔서 오래 걷기에는 발도 좀 아프셔서 휠체어 서비스를 신청하게 되었는데 제가 되려 도움을 받게 되었네요. 따로 서류를 준비할 필요도 없이 그냥 미리 신청만 하면 되는 것인지라 크게 기대하지 않았었는데 너무 감사한 일인 것 같았답니다. 승무원의 빠른 걸음과 발길 닿는대로 걸어가는 첫째의 자유분방함과 아기띠도 하지 않은 채 안은 둘째가 너무 바둥거리는 바람에 제일 끝에 있던 오사카행 탑승게이트까지 가는 길이 결코 쉬운 길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덕분에 탑승을 잘 했습니다. 몸과 마음은 이미 지칠대로 지친 상태였..
뉴질랜드 서가맘 2018. 2. 2. 22:29
2018년 1월 31일 아침이 밝았습니다. 3개월 전 끊어둔 티켓을 바로 오늘 사용하게 되었답니다. 너무 오래 오래 전에 끊어두어 그런지 진짜 내가 뉴질랜드에 가는 것인지, 혹여나 사기를 당해서 여행은 못 가고 돈만 날리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기도 했던지라 여행사 홈페이지에 들어가 제 티켓이 정말 있는지 확인도 두어번 했었답니다. 티켓을 끊어두고는 너무 오랫동안 묵혀두었나 봅니다. 기다림이 커서 그랬는지 육아 중인 제게 3개월은 보통 금방 지나가는 짧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정말 긴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여튼, 드디어 비행기를 타는 그 날이 왔습니다.↗전부터 만나는 사람들마다 짐은 다 쌌느냐고 물었답니다. 그렇지만 저는 저 짐을 떠나기 전날 쌌답니다. 혹여나 필요한 걸 빠뜨리면 어쩌려고 그랬나 싶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