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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주간의 어린이집 방학이 정신없이 지나간 뒤, 아이들은 곤히 잠든 이 밤은 방학의 종지부를 찍는 시간입니다. 내일 아침 동쪽 하늘에 해가 떠오르면 늦잠 자는 아이를 깨워 씻기고 밥 먹이고 옷 따뜻하게 입혀서 등원시키기에 정신없는 시간을 맞이할테지만 그래도 너무 기다려지는 시간입니다. 첫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5살까지는 내 품에서 데리고 있어야지.' 마음먹었었는데, 그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일 때문에 보내기 시작한 게 아이를 계속 보내다가 열흘 남짓 안 보내고 데리고 있자니 참 쉽지가 않습니다. 46개월, 20개월 아이들 앞에서 체력은 둘째치고 제 감정을 제대로 제어하기가 어려운 요즘입니다. 하..ㅠㅠ 여튼,12월 23일 토요일부터 시작해서 1월 2일 화요일까지 이어진 11일간의 대장정이 드디어 끝이 납니다. 방학을 시작하자마자 아프기 시작한 서가네 아이들은 방학 내내 참 어찌나 많이 아팠는지 감기가 이렇게나 지독한지 새삼 느껴본 날들이었답니다. 여름 방학 때는 매일 물놀이를 하러 밖으로 나갔던지라 시간이 그렇게도 빨리 지나가더니 겨울 방학 때는 두 아이가 한꺼번에 아픈 바람에 집에만 있었던지라 하루가 하루같지 않고 얼마나 길든지 이게 끝이 나기는 할까 의심이 될 정도였답니다. 그래도 시곗바늘은 어김없이 돌아가고 있었나 봅니다.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지요. 하하^^ 집에만 계속 있으면서 또 한가지 느낀 점이 있었답니다. 아이들은 점점 더 활동이 왕성해지고 행동 하나 하나가 커지는데 그 아이들을 내가 너무도 구속하고 있다는 것이었지요. 아래층을 위한 배려에서 비롯된 것이기는 하지만 이렇게나 활동적인 우리 아이들에게 끊임없이 '뛰지 마라, 쿵쿵거리지 마라, 장난감 떨어뜨리지 마라, 공 던지지 마라, ***하지 마라.'하며 모든 움직임에 제한을 하고 있는 저의 모습을 너무도 많이 발견하였답니다. 아이와 강아지는 가만히 있으면 아픈 거라고들 하는데 우리 아이가 잘 노는 모습을 허용할 수가 없다니, 마당 딸린 전원주택으로 당장이라도 이사가고 싶은 마음이랍니다. 아이들은 제 마음을 절대 이해할 수 없겠지요, 아이들도 엄마가 왜 자기들 마음을 몰라주는지 도무지 알 수 없을 거예요. 여튼, 씁쓸한 현실입니다.  

↗이게 뭐냐면 말이지요, 너무나도 활동적인 우리 아들에게 주는 엄마의 훈장이랄까요. 버튼홀스티치를 이용해서 한 번 덧대어 보았답니다. 전 대체 멀쩡한 아들의 옷에 왜 이걸 덧대었을까요, 심심해서? 예쁘라고? 절대 절대 아니랍니다.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지요, 이건 우리 아들 바지입니다. 무릎이 다 해어지거나 구멍이 나거나 했답니다. 뛰어다니다 무릎으로 슬라이딩 하며 주저앉는 것도 모자라 '멍멍~' 하고 강아지 흉내를 내며 개구리처럼 바닥을 폴짝거리고 다니니 바지마다 이 사단이 나는 게 당연하지요.  

구멍이 뽕뽕 나고 무릎이 해지긴 했지만 멀쩡한 옷을 내다 버리기도 아깝고, 또 요즘 들어 이 녀석이 너무 훌쩍 훌쩍 크고 있는지라 부담이 되기도 했답니다. 이 겨울 입히고 나면 바지 기장 때문에 더 입히지도 못할 바지들이지만 그래도 해진 그대로 입히기도 좀 그렇더라고요. 

↗그래서 가지고 있던 머스터드 색깔의 천을 꺼내와서 동그랗게 잘라 해진 부분을 가려주기로 했답니다. 옛날 옛적에 제가 클 때는 정말 이렇게 떨어지고 해진 부분을 천으로 덧대어서 입기도 많이 했는데 요즘은 하나의 디자인으로 여기지곤 하지요. 어쨌거나 저는 정말 해진 부분을 가리면서 그나마 귀여워보이라고 이렇게 샛노란 머스터드 색깔 천을 덧대었답니다. 물려입고 물려입던 옛날 옛적 어른들 이야기가 절로 나네요.

↗툭 잘라 얹어놓은 듯 조금 어설프긴 하지만 다 해져버린 무릎이 이렇게 가려졌답니다. 옆에서 지켜보던 우리 아들은 '무릎에 꽃이 폈어! 예쁘다.' 하며 헤헤거리더니 제 품에 꼭 안깁니다. 안 입겠다고 고집피우면 어쩌나 했는데 오늘 저녁엔 엄마 마음을 조금 알아주는 우리 아들이었지요. 이젠 다섯살이 되지만 아직도 잠들 땐 엄마 배를 만져야 하는 아기랍니다. 성가시기도 하고 제 속을 뒤집기도 하지만 그래도 언제나 제 삶 속엔 이 녀석으로 가득 차 있답니다.    

↗워낙 뛰어다니는 걸 좋아하는지라 편하라고 사 준 바지들이 모두 다 무릎이 해져 버려서 걱정이었는데 이렇게 무릎에 천을 덧대어 주니 올 겨울이 지나기까지 편한 바지 더 입을 수 있겠다 싶어 안심입니다. 엄마 취향으로는 청바지를 종류별로 입히고 싶은데 그게 개구리처럼 폴짝거리며 뛰어다니는 우리 아들에게는 그리 편한 의상이 아닌 것 같더라고요. 특히나 이렇게 내복 위에 하나씩 더 입어야 하는 추운 겨울에는 말이지요. 따뜻한 봄이 오면 다시 멋진 청바지로 멋을 부려보자꾸나, 아들! 흐흣, 무릎에 덧빵도 했으니 올 겨울 내내 뛰어다녀도 무릎에 구멍날 일은 없겠지요? 혹여나 구멍이 뽕뽕 난 옷이 있으면 자투리 천 슥슥 잘라서 덧대어 보심이 어떨까요, 나만의 개성을 높이 사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답니다. 오늘도 더 행복하세요. Happy New Y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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