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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가네에서는 올해 김장을 두 번 했답니다. 지난 11월 23일, 해남절임배추를 40kg 사다가 한 번 김치를 담고 11월 29일 동생이 공수해 온 싱싱하고 고소한 무농약 배추 44포기를 저희 집 욕조에서 차곡차곡 쌓으며 천일염으로 절여두었다가 또 한 번 담고. 아, 정말 김장은 배추를 소금에 절이고 헹구는 게 제일 힘든 일인 것 같습니다. 한 번도 아니고 여러 번을 헹궈야 하니. 휴~ 여튼, 이 많은 김치를 어떻게 하나 싶었는데 친정엄마와 남동생네, 그리고 서가네가 사이좋게 나눠놓고 보니 그리 많은 양도 아닌 것 같았답니다. 게다가 두 번째 김장은 제가 배추를 완전 푹 절여놔서 배추 포기는 많은데 쌓아놓고 보면 얼마 안 되어 보이는 느낌이랄까. 김치통 한 통에 들어간 배추의 포기수가 지난번과는 확연히 달라졌답니다. 보통 담근 김치를 김치통에 차곡차곡 쌓아넣고 나서 하루 이틀 지나면 배추에서 물이 많이 나와서 김치통에 김칫국물이 가득한데 이번에 담은 건 물이 거의 나오질 않았답니다. 흐흣, 서가맘이 원하던대로 잘 되었다는 소문이 자자했지요! 

밥상 일년농사 김장, 배추절이기 http://liebejina.tistory.com/87

↗절여둔 배추를 맛있는 김치로 만들기 위해 준비물을 챙겨보았답니다. 이게 무엇인지 궁금하시지요? 서가네는 김치양념을 이렇게 한답니다. 구경하러 오세요^^

↗김치를 더욱 맛깔스러워 보이도록 해 주어 군침을 자극하는 고춧가루는 약 2.4kg 준비했답니다. 시장 방앗간에 가서 고춧가루를 사왔는데 고춧가루의 분쇄정도가 모두 다르답니다. 굵게 빻아진 것도 있고, 아주 곱게 빻아진 것도 있고, 중간 정도쯤 되는 것도 있고. 왜 다 다른지가 궁금해서 여쭤봤더니 방앗간 사장님 말씀으로는 사람들마다 좋아하는 고춧가루의 입자 크기가 다 다르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김장할 때는 고춧가루 입자 크기를 골고루 섞어야 김치가 맛있다나요~ 여튼, 그렇다고 해서 받아왔습니다. 서가네는 모두 매운 걸 잘 못 먹는 편이라 안 매운 고춧가루를 달라고 했는데 집에 와서 양념을 다 해놓고 간을 보다가 속이 따가워서 혼이 났답니다. 보통이라고, 안 매운 고춧가루라고 해서 사왔는데 어머, 완전 사기당한 기분이랄까요^^; 얼마나 매웠는지 우유를 한 잔 가득 따라 마셨답니다. 정말 제가 매운 걸 못 먹긴 못 먹나 봅니다. 일반적으로 이 정도의 맵기가 보통이라고 하네요, 그냥 애들 먹을 김치 담글 거라고 아예 안 매운 고춧가루를 달라고 할 걸 그랬나 봅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친정엄마도, 남동생네도 매운 걸 정말 좋아한다는 사실이었답니다.

↗늘 까나리 액젓을 사용했었는데 이번엔 액젓 대신 어간장을 사용했답니다. 

↗이번에 제가 사용한 바다천지 어간장은 국산 생멸치 75%, 국산 천일염 25%로 3년간 숙성시킨 제품이었답니다. 일차적으로 김치양념의 간을 맞추는데 사용했답니다. 양념을 다 하고 나서 부족한 간은 천일염으로 한답니다. 

↗이것은 멸치육젓을 국물만 따라놓은 것이랍니다. 보통 닳여서 그 냄새를 날려버리고 사용하던데 서가네에서는 닳이지 않고 그냥 넣어서 김치양념의 풍미를 돋구는데 사용한답니다. 육젓을 닳여서 넣으면 어릴 적부터 맡아오던 김장날의 그 냄새가 나지 않아서 저는 닳이질 않는데, 혹여나 젓갈 냄새가 나는 김치를 싫어하시는 분이라면 꼭 닳여서 사용하세요.

 

 

생강과 마늘도 껍질을 벗겨내고 준비해주었답니다. 생강냄새, 마늘냄새가 참 좋은 걸 보면 저도 어쩔 수 없는 한국사람인 것 같습니다. 김장을 담글 때쯤이면 마늘껍질을 벗기기가 참 수월하답니다. 보통 마늘은 10월에 심는데 이 때쯤이 되면 마늘 껍질이 저절로 쏙쏙 빠질만큼 잘 벗겨진답니다. 이걸 보고 시골 할머니들이 '마늘이 시집갈 때가 되면 옷을 잘 벗는다.'라고 말씀하시곤 했답니다. 하나 하나 겪으면서 알게 된 어른들만의 지혜이겠죠, 아마 이것도?

↗땅콩도 고소하게 잘 볶아서 껍질을 벗겨두고는 한김 식혀서 준비해주었답니다. 우리 아들은 제 주위를 왔다 갔다 하면서 '이거 맛있는지 맛없는지 나 이거 하나 먹어볼래!'하고는 입 속으로 땅콩을 쏘옥 집어넣습니다. 고소한 땅콩 덕분에 아이도 저도 얼굴에는 미소가 피어오릅니다. 하하하^^

사과 두 개를 잘 씻은 후 깎아서 껍질과 속살을 분리해 두었답니다.

찹쌀도 기름없는 팬에다 노릇해질 때까지 잘 볶았답니다. 이번 김장에는 밀가루풀을 쑤지 않고 찹쌀풀을 쑬 거랍니다.

↗바다 내음 한가득 품은 청각도 준비했답니다. 물에 깨끗이 씻어서 불순물을 제거해 준 다음 물기를 꼭 짜서 칼도 잘게 썰어주었답니다. 청각이 김치 속에 보이는 게 벌레같아서 싫다고 하는 사람들은 아예 잘게 다지기도 하던데 저는 청각을 골라 먹는 걸 좋아해서 조금 덜 잘게 다졌답니다. 청각이 이렇게 바다내음을 많이 품고 있다는 걸 새삼 느꼈답니다.

↗김치 양념을 위해 북어대가리와 디포리로 진한 육수를 냈답니다. 국수라도 한그릇 말아먹고 싶어지는 냄새가 납니다.

↗아까 준비해 두었던 사과 껍질도 같이 넣어서 푹 끓여주었습니다. 북어대가리와 디포리에서 우러나온 감칠맛에 사과의 단맛까지 더했습니다.

↗한참을 뭉근히 끓여서 재료의 깊은 맛이 다 우러나올 즈음 체에 받쳐서 진한 국물만 받아내었습니다.

↗밑국물에다 볶아두었던 찹쌀을 넣어 찹쌀이 푹 퍼질만큼 또 한참을 뭉근히 끓여주었습니다.

새우젓도 넣어서 시원한 맛을 낼 준비를 해 두었습니다.

↗다져둔 청각, 간 마늘과 생강, 갈아놓은 땅콩, 사과를 넣고 육젓과 어간장을 넣어주었답니다. 지금 김치 양념 만드는 중이라는 게 코끝까지 와 닿는데 아직은 김치 양념같은 느낌이 별로 나지 않는군요, 고춧가루가 필요한 이 시점! 

↗그래서 준비해 둔 빨간 고춧가루를 모두 넣어주고 설탕도 살짝 흩뿌려 넣어주었답니다.

↗양념이 완성되었답니다. 제 빛깔을 담아내지 못해서 아쉬운 느낌, 정말 새빨갛고 예쁜 것이 입맛을 자극하는 그런 빛깔이었답니다. 홀린 듯 배춧잎 하나 뜯어와서 양념 발라 먹어보고는 너무 매워서 정말 혼이 났답니다. 아, 양념은 이미 완성됐는데 무를 수도 없는 노릇이고 말이지요. 흐흐흐, 어쩔 수 없지요. 매운 맛에 대한 걱정 반, 기대 반으로 건져놓은 배추에 물이 다 빠질동안 양념도 숙성을 시켰답니다. 그랬더니 이게 왠일인지 매운 맛이 많이 줄었답니다. 고춧가루가 다른 양념들과 함께 어우러지면서 매운 맛이 중화되었나 봅니다. 매운 것을 정말이지 못 먹는 제게는 참 다행스러운 일이었답니다. 

밥상이 풍성해지는 시간, 두 번의 김장 http://liebejina.com/89

↗다른 가족들은 별로 즐기지 않지만 저는 굴이 들어간 갓 담은 배추김치를 좋아한답니다. 얼른 김치 버무려놓고 굴 김치에 수육 한 점 올려서 먹겠다는 일념으로 저를 위해 준비한 것이랍니다. 흐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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