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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사계획을 세우고는 어린 아이를 품에 안고 남편과 주말마다 참 많은 집을 보러 다녔었답니다. 남향인지, 동향인지를 따져보고 바로 도로 근처인지 아닌지를 따져보고, 아이 키우기에 도움이 될 시설들과 유해한 시설들이 곁에 있는지 없는지를 따져보고.. 여러 가지를 따져보며 추려내고 추려낸 후 선정된 몇 몇 후보들 중에서 지금 살고 있는 집을 골랐답니다. 그 때 마지막 선택을 하게 해 주었던 것이 바로 이 씽크대였어요. 빈티지 풍의 베이지색 씽크대.

↗저희 집 씽크대 손잡이랍니다. 

↗"와, 예쁘다." 하며 저를 혼자 중얼거리게 했던 화사한 색감의 씽크대. 그 때는 몰랐답니다. 그토록 마음에 쏙 들었던 이 씽크대가 저에게 고민을 안겨 줄줄은 말이지요.

↗저는 씽크대 개수대 바로 밑에 늘 손을 닦을 주방수건을 걸어둔답니다. 젖은 손을 바로 닦을 수 있도록 제가 서는 곳 바로 앞에 걸어두는 것이 가장 편하다 느꼈기 때문이지요. 이렇게 길쭉한 수건은 별 문제없이 걸어두고 사용한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정사각형의 작은 손수건이랍니다. 어쩌다보니 요 앙증맞은 사이즈의 손수건들이 꽤 많이 생겼답니다. 손을 닦는 용도로 쓰기에 참 좋은 크기이긴 한데 어째 제 씽크대와는 좀 안 맞는 것 같습니다. 손잡이에 그냥 툭 걸쳐놓으니 아이가 달려와서 자꾸만 빼 버리고. 제가 써도 손을 닦다보면 자꾸만 고리에서 빠져버리고. '아, 불편해.' 

 

 

↗불편해서 이렇게는 못쓰겠다 싶어서 이 손수건들에 공통되게 달려있던 이 고리를 활용하기로 했답니다. 그렇게 생각만 하고 있던 어느 날, 아이들을 재워놓고 거실에 나와 빨아두었던 손수건들을 꺼냈답니다.  

↗집에 모아두었던 단추들도 꺼내서 부어보았지요. 참 다양한 크기와 다양한 색상의 단추들이 다 섞여 있었습니다. 꼭 우리들을 보는 것 같습니다. 사회라는 이 바운더리 안에 제각각의 모습으로 함께 살아가는 우리를 꼭 닮은 모습에 피식 웃음이 났답니다.

↗바늘과 실을 꺼내서 두겹줄을 만든 뒤 조금 큰 사이즈의 단추를 달아주었습니다. 고리를 걸 수 있도록 고리 가까운 곳에 말이지요.  

↗손수건 세 장 모두 단추를 달아주었답니다.

↗그리고는 바로 씽크대 고리에다 걸어보았답니다. 히힛, 딱 됐다!

↗이제는 아이가 와서 수건을 당겨 빼 버리는 일도, 제가 손을 닦다가 고리에서 수건이 빠져버리는 일도 없을 거라 생각하니 기분이 좋아졌답니다. 손수건이 작은 고리가 달려 있어줘서 그게 고맙고, 그래서 단추를 달아야겠다 생각이 났던 날에 또 고맙고,  아이들이 일찍 자 주어 단추를 달 수 있도록 깨어있을 체력이 되어서 또 고마운 밤이었답니다. 감사는 정말 또 다른 감사를 불러오나 봅니다. 단추 하나로 저의 불편함은 이렇게 싹 해소되었답니다.

어제는 아침부터 흰 눈이 어찌나 예쁘게 내려오던지, 부는 듯 마는 듯한 바람에 춤을 추는 것 같았답니다. 그렇지만 공기는 어찌나 찬지 정말 너무 너무 추운 이번 한 주인 것 같습니다. 겨울이 깊어가는 이 순간에도 모두가 건강할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손에 들고 뜨거운 군고구마 호호 불며 따스하게 언 몸을 녹이듯, 가족들과 따뜻한 밥상 앞에서 오늘 하루의 안부를 물으며 힘들었던 오늘 하루를 녹여낼 수 있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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