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복닭백숙, 간단하고 담백하게 여름나기

올 여름은 어찌나 더운지.
가만히 있어도 땀이 턱선을 따라 주르륵 흐르고, 찬물에 몸을 헹구고 나와도 물 닦고 옷 입으면서 또 눅눅해지는 거 있죠. 종일 에어컨을 틀자니 아이들 코에 콧물 마를 날이 없고 사실 전기료 걱정도 숨길 수 없고 말예요~ 아이들과 이래 저래 씨름하며 육아를 하고 있자니 날 더워지는 건 체감하면서도 날짜 지나는 건 잊고 있었네요. 그러다가 마트에 장 보러 갔더니 [초복 D-1day]라고 적혀 있는 거 있죠~ 별 생각없이 있다가 깜짝 놀랐답니다,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가고 있어서 말이죠^^; 장을 보면서 영계 두 마리랑 몸에 좋다는 전복을 한 팩 사서 돌아왔답니다. 복날엔 왠지 수박이나 삼계탕을 먹여야 할 것만 같기도 한데다 전복을 넣으면 안그래도 요즘 계속 밥 안먹겠다고 떼 쓰는 아이들인데.. 조금을 먹더라도 아이들이 더 영양있게 먹고 더 건강했으면 좋겠다 싶어 말이죠. 저녁을 먹고 아이들을 재워놓고는 '내일 아침에 먹어야지~' 하면서 닭이랑 전복을 준비했어요^^

완성된 전복닭백숙이예요, 오쿠에다 두 시간 동안 완전 푹 익혔더니 뼈가 다 분리되어 버렸네요. 저는 아이들도 같이 먹이느라 푹 익는 게 좋더라구요~ 뼈가 쏙쏙 빠지는 게 아이들이 먹기도 너무 좋고 저도 참 좋아하는지라! 그렇지만 저희 친정엄마는 또 이렇게 푹 익은 걸 싫어하시더라구요~ 쫄깃한 맛이 없다고 말이예요^^; 생각해보면 어릴 때 집에서 키우던 닭을 잡아서 가마솥에 삶아먹으면 정말 구수하고 쫄깃한 게 맛이 좋긴 했어요~ 닭다리 하나 통으로 잡아서 뜯어먹으면 그게 또 얼마나 기분이 좋았었는지!

↗닭부터 먼저 깨끗이 씻어서 준비했어요~ 닭 껍데기를 홀랑 벗겨준 뒤 몸 구석 구석 기름도 다 떼 주었어요. 제가 기름기 많은 걸 싫어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기름 둥둥 뜬 걸 아이들에게 먹이긴 더더욱 싫어서 매번 이렇게 한답니다. 그리고 등뼈 양 쪽으로 나란히 붙어 있는 내장을 마저 제거해 주어야 한답니다. 먹어도 상관없긴 하지만 담백한 국물을 좋아해서 저는 꼭 이걸 제거한답니다.  저처럼 잡냄새를 싫어하는 분들은 꼭 제거해 주어야 하심이 옳다고 봐요~^^

 

 

↗이번엔 전복이예요. 솔로 구석구석 깨끗하게 문질러서 때를 벗겨주고 날카로운 이빨을 제거해 주어야 해요. 전복 껍질의 뾰족한 부분이 머리부분인데 잘 보시면 거기에 더듬이가 있답니다~ 살짝 칼집을 내서 숨기고 있는 이빨을 제거해 주세요~ 다시마나 미역을 잘게 잘라먹을 수 있도록 하얀 이빨이 두 개 있답니다^^

↗오쿠 내솥에 껍질 벗긴 영계 두 마리를 잘 넣어주고 전복과 마늘을 한 줌 넣어주고 자박하게 잠길만큼 물을 부어 주었답니다. 삼계탕에 많이들 넣듯이 황기나 인삼, 대추, 밤이 있으시면 함께 넣어주시면 더 좋아요. 열이 많아 몸이 늘 더운 분은 황기를 넣어 열을 식혀주면 좋고, 열이 없어 몸이 찬 분이라면 인삼을 넣어주면 좋다고 하니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저는 둘 다 좋아하지만 이런 걸 다 챙겨넣으면 아이들이 안 먹는다 고집하니 그냥 아쉽지만 마늘만 넣어 익혀주기로 했어요^^; 압력밥솥에다 돌려도 되고 뚜껑있는 냄비에 끓여내도 되지만 저는 애들 먹기 좋게 푹 익으라고 오쿠 영양탕으로 2시간동안 푹 익혀주었어요.

↗두 시간동안 푹 익은 닭백숙이랍니다. 그렇게 기름을 다 떼어냈는데도 기름이 또 둥둥 떠 있어요~ 저건 휘젓지 말고 국자로 살짝 떠서 걷어주면 쉽게 제거가 된답니다.

↗그릇에 담아내었어요, 닭 한 마리와 전복 한 마리, 마늘 몇 톨!
뼈 바르며 닭고기살 뜯어 먹고 남은 국물에 찹쌀밥 따로 지어서 말아먹으면 밥의 쫀득한 식감도 느낄 수 있어 참 좋답니다. 아빠도, 아이들도 맛있게 잘 먹어주어 참 좋았지요. 엄마는 원래 그런가봐요, 정성껏 차려준 밥상에 둘러 앉아 남편이 "맛있다~!" 하며 웃어주고, 아이들이 "엄마 최고~!" 해 주면 그냥 행복한 거.
오늘도 힘내세요, 더운 여름 건강 에너지로 무장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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