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 내내 사랑받는 레몬청 만들기

오늘은 바람은 꽤나 많이 불었지만 습도가 높은 탓에 하루 종일 덥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질 않았답니다. 덕분에 선풍기를 계속 켜게 되는 날이었답니다. 한 학기를 끝내놓고 어느 정도 컨디션이 회복된 저는 처음에는 집안 곳곳 바닥 청소로 시작을 해서 어떤 날은 화장실 묶은 때를 문지르며 청소를 하고, 또 어느 날은 켜켜이 쌓인 먼지를 닦아내고, 또 하루는 물때와 기름때로 얼룩진 씽크대 배수구 청소를 하고..  그러면서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었답니다.

↗그러다 오늘은 레몬청을 만들 거라며 사서는 봉지째 냉장고에 넣어두었던 레몬들을 꺼냈답니다. 혹여나 상했을까 걱정을 좀 했는데 꺼내보니 여전히 싱싱한 썬키스트 레몬들이었답니다. 그냥 기분이 더 좋아졌답니다. 우리 둘째 낮잠 깨기 전에 얼른 해야겠다, 우리 첫째 어린이집에서 돌아오기 전에 얼른 끝내야겠다 싶어 후다닥 서두르며 레몬청을 만들기로 했답니다.

저는 레몬청이 떨어지면 또 만들고, 떨어지면 또 만들고.. 저희 집에서는 사계절 내내 먹는 편이라 자주 만들곤 한답니다. 레몬청을 뭘 그리 많이 먹냐구요? 하하^^ 환절기나 겨울철에는 목감기로 목이 따끔거릴 때 사탕수수를 곁들여 차로 마시면 감기 증상이 많이 호전되는 편인지라 차로 많이 즐기는 편이고, 여름철에는 무더운 날씨에 지칠 때 각얼음을 띄워 물에 타서 마시거나 탄산수나 탄산음료를 넣어 레몬에이드를 만들어 마신답니다. 그리고 요리할 때 조금씩 넣으면 레몬향이 상큼하기도 하고, 요리의 풍미를 살려줘서 두루 두루 활용도가 참 높은 아이랍니다. 그래서 정말 사계절 내내 사랑받는 레몬청인데, 아무래도 여름이라 더 많은 사람들이 이걸 찾고 즐기고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준비해 둔 레몬을 꺼내서 자부심 넘치는 저 썬키스트 스티커를 다 떼어내고는 잘 세척해 주었답니다, 베이킹소다로 문지르고, 팔팔 끓인 물에 살짝 담가서 혹여라도 남아있을지 모를 왁스를 제거해 주었답니다. 세척을 끝낸 후 레몬껍질을 다 벗겨주었답니다, 뜨거운 물에 잠깐 담가놨더니 껍질이 살짝 말랑해진 느낌이 들어 껍질까기가 조금 쉬웠답니다. 덕분에 손목에 무리가 덜 가서 좋았답니다. 노란 겉껍질을 제거하면서 하얀 속껍질도 모두 칼로 살살 긁으며 다 벗겨주었답니다, 저 속껍질이 남아 있으면 쓴 맛이 나기 때문에 저는 될 수 있는 한 모두 긁어낸답니다. 

↗레몬이 목욕을 마친 뜨거운 물에 찬물을 섞어주었더니 뜨거울 땐 보이지 않던 왁스가 굳으면서 물 위에 둥둥 뜨는 게 눈에 보이기 시작했답니다. 왁스가 식품의 신선도를 지켜주는 것은 참 좋지만 제대로 세척하지 않으면 저걸 내가 먹을 수도 있다 생각하니 참 찝찝했답니다, 역시 답은 제대로 세척을 하는 것 뿐이겠지요? 저는 껍질을 다 까고 레몬 알맹이만 사용하기 때문에 그나마 덜하긴 한데, 혹여라도 레몬을 껍질째 슬라이스 하거나 제스트로 요리에 넣을 생각이시라면 번거롭더라도 꼭 꼼꼼히 세척하셔야 한다는 거 기억하시길! "내 몸은 정말 소중하니까~" 말입니다. 

 

 

레몬 알맹이만 남겨두었다면 이젠 레몬 가운데 있는 심과 씨를 발라내야 한답니다. 심과 씨가 남아있으면 먹기에도 불편할 뿐 아니라 속껍질처럼 역시나 쓴맛을 유발하기 때문이랍니다. 하나 하나 다 발라내야 하는지라 시간은 좀 걸리지만 다 걸러내고 나면 레몬 속살까지 모두 다 먹을 수 있으니 이 정도 수고로움은 감수하기로 했답니다. 하나씩 잘라서 발라내다 보니 레몬은 참 씨앗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사과나 배처럼 가운데에 딱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도 아니고 레몬 과육 어디든 제멋대로 박혀있는 듯한 씨앗들이 정말 얼마나 많은지! 창세기(Genesis) 1장 28절에 '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하나님이 그들에게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 하시니라.' 라는 말씀구절이 있답니다. 분명 아담과 하와에게 말씀하신 구절이긴 한데.. 레몬청을 담을 때마다 씨를 빼다보면 저 말씀이 생각납니다, 이 레몬은 정말 말씀에 충실한 삶을 살고 있구나 싶어서.. ^^; 그렇게 심과 씨를 다 발라내고 난 속살들은 따로 다 모아주었답니다. 처음부터 블렌더로 갈 수 있는 용기에 레몬 과육을 바로 담아주면 따로 옮겨담을 필요없이 바로 갈면 되니 편리하답니다. 저는 커다란 비커에 바로 담았답니다.

↗레몬 과육을 먼저 갈아서 레몬이 어느 정도 양인지 체크해두었다가 설탕을 레몬과 같은 양만큼 1:1로 계량하여 갈아둔 레몬에 설탕을 넣어 함께 갈아주었답니다. 이번에는 레몬이 1250ml 였고, 설탕도 같은 양만큼 들어갔답니다. [건강을 위해 설탕을 드시지 않는 분이라면 설탕 대신 사탕수수가루(빠넬라)를 사용하셔도 된답니다. 저는 겨울에 특히 감기예방을 위한 빠넬라레몬티를 마실 목적으로는 설탕 대신 빠넬라를 넣어서 레몬청을 만든답니다. 레몬에는 비타민이 많고, 빠넬라에는 무기질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서인지 감기에 걸렸을 때도 마시면 참 좋아서 저는 목이 따끔거릴 때 특히나 자주 마신답니다.] 설탕이 잘 녹을만큼 충분히 블렌더로 갈아주고는 병에다 담아 주었답니다. 레몬청을 넣을 병들은 레몬을 까기 전에 이미 열탕소독을 해서 물을 빼주었답니다~ 열탕소독을 하면 레몬청이 쉽게 상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으니 귀찮아도 빼먹지 말아야 한답니다.

↗500ml 병 4개 반이 나왔답니다, 한병 반은 집에서 먹고, 나머지 세 병은 선물해야겠다 싶어 포장을 했답니다. 정말 오랜만에 레몬청을 만들어 선물을 하는 것 같았답니다. 예전엔 선물할 목적으로 동생과 자주 레몬청을 만들었는데, 오랜만에 혼자 만들고 있자니 추억들이 새록 새록 돋아납니다. 소방관인 남동생이 결혼하고 나서 소방서 직원들에게 감사인사로 돌린 레몬청도 기억이 나네요, 작은 사이즈로 준비하긴 했지만 그걸 몇 박스나 만들어서 포장하고 실어보낼 준비하던 정신없던 일도 있었답니다. 모두가 추억이 되어 이제는 미소짓게 하는 일이 되었습니다.

6월이 이젠 이틀 남았습니다, 시간이 이렇게나 빨리 흘러간다는 게 눈으로 보면서 그 시간 속에 직접 살아가고 있으면서도 실감이 나질 않습니다. 어른들이 매번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빠르다던 말씀이 떠오르면서 '아, 그래서인가보다.' 싶다가도 그것보다는 아이들 둘을 양육하고 있는 엄마의 정신없는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요즘이라 그런 것이 아닐까 또 생각해 봅니다. 여튼, 이틀 후면 7월이 됩니다. 각종 매체에서 하는 이야기, 올 여름은 정말 더 덥다, 기상이변으로 폭염이 전 세계적으로 점점 더 잦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말 그 모든 이야기처럼 아마도 우리는 참 뜨거운 7월을 보내게 되겠지요? 작년에도 제가 사는 이 곳 금호는 40도를 찍었는데, 올 여름은 더 더울 것 같아 매일 밖에 나가 뛰어 놀자고 보채는 우리 아들을 떠올리니 걱정이 조금 됩니다. 열도 많고, 땀이 너무 많은 아이인지라 6월 초부터 벌써 땀띠에다, 땀 때문에 가렵다고 벅벅 긁어대고 있는데 다음달은 어떨지 벌써부터 눈에 선합니다. 대프리카로 유명한 대구, 인접한 하양, 금호, 이 모두가 건강하고 시원한 여름을 날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저는 각얼음 가득 넣고 시원한 레몬에이드 한 잔씩 들고서 우리 아들과 바깥놀이 나가야겠습니다. 뭣보다 레몬청도, 얼음도 떨어지지 않도록 신경을^^;

 

#레몬 갈아서 레몬청 만들기

#레몬 과육까지 다 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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