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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찬 바람이 몰아치며 정말 정말 추운 며칠이었는데, 어제 오후쯤 스치는 바람에 따스한 기운이 느껴지더니 오늘은 참 따스한 봄날이었지요. 어제까지는 분명 "춥다, 빨리 가자." 하며 아이의 발걸음을 재촉했었는데, 오늘은 골목길을 느긋하게 걸으며 따사로운 햇살을 즐겼답니다. 꽃들은 벌써 봄을 즐기고 있는데 저는 햇살이 따사로이 내리쬐는 오늘에서야 아이들과 함께 봄을 느끼고 있네요, 참 자연의 섭리와 위대함은 감히 따라갈 수가 없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답니다.

지난 한 주간 몰아친 바람과 추운 날씨 덕분에 우리 둘째는 그제부터 또 콧물을 쉴새없이 흘리고 있답니다, 그래서 큰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돌아오자마자 씻기고 옷을 갈아입히고 간식을 먹이고는 나갈 채비를 했답니다. 우리 둘째는 오늘 씻겨서 옷을 입혀놨더니 응가를 하고, 다시 씻겨서 또 옷을 싹 입혀 나갈 준비를 끝내고 나니 또 응가를 하고.. 하~ 아이들은 왜 꼭 준비 다 하고 나가기 직전에 응가를 하는지요.

그렇게 몇 번의 나갈 채비를 하고는 드디어 출발~ 병원에 들러 진료를 받고 처방을 받고는 장을 보러 이마트에 갔었답니다. 우리 아들은 카트에 얌전히 앉아서는 여느 때처럼 시식 코너에 들러 두부를 1/4모쯤 먹었답니다. 마트만 가면 두부를 어찌나 많이 먹는지.. 오늘은 시식 아주머니께서 검은깨드레싱에다 찍어서 먹으면 맛있다고 했더니 드레싱을 콕 찍어 달라고 주문을 하는 거 있죠, 요 녀석~! 

풍성한 시식을 즐긴 후 두부도 사고, 청 담을 레몬과 설탕도 사고, 브로콜리와 버섯, 시금치, 호박도 사고, 우유도 사고..

메모해 두었던 목록을 다 사고는 수선실에 들러 신랑 바지도 찾아서 얼른 아이들을 카시트에 태우고 집으로 돌아와 저녁을 차렸답니다. 오늘은 신랑이 회식이 있는 날이라 아들이 먹고 싶다고 주문한 된장찌개와 버섯볶음, 만두와 완자를 조리해서 먹었답니다. 파프리카는 잘라줬더니 먹고싶다며 밥 먹기 전에 몇 개를 먹어버렸고, 제가 먹으려고 꺼낸 김치를 보더니 "나 이거 안 먹어!" 하고 미리 선을 긋습니다. 김치전은 즐겨 먹는데 김치는 왜 안 먹는지, 어린이집에서도 김치가 나오면 물에 씻어서 친구 숟가락 위에 얹어준답니다. 하하^^;

↗배가 고픈지 젓가락이 보이지도 않게 빛의 속도로 밥을 먹기 시작합니다. 만두가 제일 먹고 싶었는지 만두를 가장 먼저 먹어버렸어요~ "아들아, 엄마 아빠는 부모님께서 밥 숟가락 들 때까지 기다리라고 배웠단다."

반찬 재료는 몇 가지 더 샀는데 둘째가 제 다리를 붙들고 눈물, 콧물 다 흘리며 신파를 찍었답니다. 그래서 "현성아, 브로콜리랑 버섯이랑 시금치 중에 오늘은 뭐 먹을까?" 했더니 "애느타리 버섯" 하며 대답을 하길래 버섯볶음을 서둘러 만들었답니다. 많고 많은 버섯 중에 우리 아들은 애느타리 버섯을 주로 먹기 때문에 늘 이마트에 가면 애느타리 버섯을 사온답니다, 애느타리 버섯볶음 시식이라도 하는 날엔 그걸 꼭 먹고 싶다고 하는 우리 4살 아들이예요. 신랑도 이마트 시식코너에서 먹는 애느타리 버섯 볶음이 맛있다고 하길래 언젠가 애느타리 버섯 시식담당 이모님께 여쭤봤었답니다~ 버섯 볶을 때 뭐 넣어서 볶으시냐고.. 그랬더니 이것 저것 넣지 말라면서 알려 주셨어요, 너무 간단해서 좀 무안했었네요, 정말 별 거 없었거든요..^^;

우선 기름을 넉넉히 두르고 파기름을 내 주세요, 기름이 뜨겁게 달아오르기 전에 송송 썬 파를 넣어주셔야 해요. 달궈진 기름에 넣으면 파가 금방 타버리거든요. 기름이 달아오르면서 파 향이 코 끝에 느껴질 때까지 파기름을 내주세요!

 

애느타리 버섯은 밑둥을 조금 손질해주세요, 톱밥이 묻어있거든요. 제가 애느타리 버섯을 볶는 날이면 우리 아들은 TV를 보다가도 의자를 가지고 와서 제 옆에 서서 "내가 버섯 찢어줄게!" 한답니다. 밑둥만 손질해서 볼에 담아주면 옆에 서서 제가 하는 것을 보며 자기도 애느타리 버섯을 손질한답니다, 이게 무슨 재미라고.. 하하. 여기 저기 흘려 놓고 크기도 제각각이라 제 손이 다 다시 가야 하지만 그래도 엄마 돕겠다고 매번 소매를 걷어부치고 이렇게 열심인 걸 보면 '어쩜 이렇게 이쁜지.. 이쁜 내 새끼.' 하게 된답니다. 그러고 있노라면 어디선가 쩝쩝대는 소리..!! 어머나, 요즘 걷기 일보 직전엔 우리 둘째가 빛의 속도로 기어와서는 오빠가 올라 서 있는 의자 밑에 들어가서 오빠가 찢다가 흘려 놓은 애느타리 버섯을 입에 넣고는 맛을 보고 있지요. 생버섯은 먹는 거 아니라고 매번 입에서 빼내어 주어도 말을 알아들어야 말이죠, 오빠가 흘린 거 주워먹으면서 그저 좋은가 봅니다.

이렇게 애느타리 버섯 손질이 다 끝나면 파향이 올라오고 있는 파기름 위로 부어주고는 소금을 살살 뿌려준 후 버섯이 숨이 죽을 때까지 볶아주기만 하면 된답니다. 정말 별 거 없죠?

↗저는 색감도 살리고 아이 건강에도 더 좋으라고 당근도 채 썰어서 조금 넣어주었답니다. 어떤가요? 정말 쉽게 버섯볶음이 완성되었죠? 밥상에 내기 전 살짝 먹어보니 쫄깃한 식감도 너무 좋은데다 애느타리 버섯 자체의 풍미가 워낙 좋아서 구수하고 향긋한 맛이 입 안 가득 퍼집니다. 일반 느타리버섯보다 야들야들하기도 하고, 아이 입에 쏙쏙 들어가기에 딱 좋은 크기인지라 부담도 없고, 아이와 함께 놀이하듯 찢어서인지 우리 아들이 먹으면서 으쓱해하기도 하고. 보는 엄마도 참 기분좋은 저녁시간이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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