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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들녘 여기 저기를 둘러봐도, 건물 너머 먼산까지 내다봐도 미세먼지가 많아 희뿌연 하늘이었는데 늦은 저녁부터 하늘이 맑아지기 시작했는지 미세먼지 수치가 많이 낮아졌답니다. 그리고 오늘 아침, 습관처럼 커튼을 젖혀 하늘이 어떤가를 살펴보니 멀리 보이는 산등성이가 선명한 그런 날이었지요. 날이 차갑고 구름은 많았지만 바람도 크게 불지 않고 집 밖으로 나가기에 참 좋은 그런 날이었답니다. 마침 친정엄마와 사돈어른을 모시고 식사를 하러 가기로 한 날이었는데 날씨까지 이리 좋으니 참 기분이 좋더라고요. 두 분이 오랜만에 만나시는 자리인데 함께 초대를 받아 기분좋게 나들이하듯 다녀온 그런 점심식사였답니다. 장소는 대구지하철 1호선 각산역 앞에 위치한 [남도명가], 오픈한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아서 지나다니면서 꼭 한 번 가보고 싶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마침 사돈어른이 이 곳에 가 보니 음식이 참 정갈하고 손이 가더라며 같이 가자고 하셨지요. 두 달 간의 힘겨운 입덧도 거의 끝나가는데다 가보고 싶었던 곳이라 기대를 가지고 찾아갔답니다.   

↗친정엄마와 사돈어른을 모시고 도착한 [남도명가], 입구에 기둥처럼 길게 세워진 간판에는 '솥밥정식'이라고 되어 있어서 매번 지나다니면서 '이 곳 이름이 솥밥정식이구나.' 생각했었는데 아니었어요. 마당은 주차라인이 10대 정도? 그어져 있어서 여유있게 주차를 할 수가 있었답니다.

↗매장 곳곳에 싱그러운 스킨답서스가 자라고 있어서 기분이 참 좋았답니다. 식물 가꾸는데 일가견이 있으신지 스킨답서스 잎이 참 건강하고 반짝반짝 윤이 나 있어서 탐스러운 느낌까지 들었지요. 공기정화식물로도 탁월하고 음이온을 많이 발생시켜서 미세먼지까지 줄여준다는데 식당에서 이렇게 많은 건강한 스킨답서스를 보니 그저 반가웠어요.

↗카운터 옆에 위치한 세면대에서 일단 손을 먼저 씻고 밥을 먹을 준비를 했답니다. 밥 먹기 전후로 손 씻으러 화장실까지 가지 않아도 되니 참 편안한 것 같아요, 식당에서 꼭 갖추어야 할 고객을 위한 배려인 것 같아요.

↗메뉴판은 간단했답니다. 남도밥상과 명가밥상이 따로 있었고, 식사 메뉴로 청국장 솥밥정식, 불고기 솥밥정식, 왕코다리찜 솥밥정식, 갈비찜 솥밥정식이 있었답니다. 그리고 곁들이는 메뉴로 바싹돼지불고기, 불고기 한판, 고등어구이, 촌두부가, 추가메뉴로는 계란찜, 된장찌개, 솥밥, 공기밥이 있었지요. 나머지는 주류였고요. 원산지 표시는 매장 한 켠에 작게만 위치하지 않고 메뉴판 아래쪽에 모두 기입이 되어 있어서 메뉴를 고르며 바로 확인할 수 있어서 좋았지요. 어르신 두 분이 청국장을 드시고 싶다고 해서 찾은 식당이니만큼 저도 같이 청국장 솥밥정식으로 주문을 했답니다.

 

 

↗가장 먼저 주전자에 든 따뜻한 물과 함께 반찬이 차려졌답니다.

↗간장소스에 숙주와 국수, 말린 게살, 양파, 파프리카를 넣어 비벼먹는 것이었는데, 소스가 새콤달콤하니 그리 무겁지 않고 입맛을 돋우는 데 제격인 것 같았답니다.

↗양상추와 치커리, 자색양배추에 들깨드레싱을 올려 내어 아삭하고 고소한 맛이 좋았어요.

↗새싹을 올린 연근 들깨무침, 개인적으로 제가 정말 좋아하는 맛이었어요. 연근이 아삭하면서도 쫄깃하고 들깨소스는 과하지 않게 고소한 맛을 더해주어 더 먹고 싶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답니다. 그대로 재현할 수 있으면 우리 집 연근요리가 연근조림으로만 끝나지는 않을텐데 싶었지요.

↗갈치속젓에 찍어먹는 다시마쌈, 꼬시래기, 찐 양배추였어요. 이것도 개인적으로 너무나 좋아하는 메뉴인지라 마음에 쏙 들었답니다. 친정엄마도 꼬시래기가 참 맘에 드셨는지 조금 더 달라고 요청하셔서 드시더라고요.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따끈한 촌두부에 갓 버무린 듯한 배추겉절이가 참 잘 어울렸어요. 매번 잘 익은 김치를 볶아서 두부김치를 해 먹었었는데 집에서도 이렇게 한 번 해 먹어봐야겠어요.

↗누구나 좋아하는 잡채, 입덧 때문에 기름 반지르르 한 건 손도 못 댔었는데 오랜만에 잡채를 조금 먹었답니다. 기름기가 많지 않은데다 숙주와 양파, 부추가 아삭하게 씹혀서 느끼하지 않고 좋았답니다.

↗제일 멋없는 듯한 찐꽈리고추무침, 그러나 이게 또 얼마나 밥도둑인지! 밀가루에 살살 버무려 김 오른 찜솥에다 쪄내어 양념을 묻혀놓으면 이것만 있어도 밥 한 공기 정말 맛있게 먹을 수 있잖아요. 그런데 딱 그렇게 맛이 좋았답니다. 제가 좋아하는 맛이라, 게다가 어른들도 잘 드셔서 이 것 역시 '한 접시 더 주세요.' 했답니다.

↗낙지젓갈무침, 요즘은 많이들 달달하게 무쳐먹는지라 친정엄마는 별로라고 하셨지만 그래도 제 입엔 괜찮았어요. 갑자기 어리굴젓무침이 왜 생각나는지.. 서울 있을 때 참 많이 먹었는데 갑자기 그 맛이 그리운 시간이예요. 

↗고등어한마리가 바삭하게 잘 구워져 나왔답니다. 사실 고등어구이가 청국장 솥밥정식에 포함되어 있는지 몰랐는데 이렇게 나와서 조금 놀랐답니다. 속살은 부드럽고 겉은 바삭하게 얼마나 잘 구워졌는지 잔뼈들은 그냥 씹어먹어도 될 정도였어요. 그리고 입덧이 조금 남아있는 제게도 전혀 비리거나 하지 않고 맛있었답니다.

↗드디어 등장한 청국장, 뚝배기에서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소리가 너무 맛있게 느껴져 군침이 꼴깍 삼켜졌었네요. 약간 심심하다 싶은 정도의 간이어서 어른들은 조금 싱겁다 하셨지만 저는 이런 청국장을 좋아하는지라 참 맛있게 먹었답니다. 쿰쿰한 냄새 나지 않고 구수하고 맛있는 청국장이라 바닥이 훤히 보이도록 국자로 다 떠 먹고 왔지요.

↗한껏 부풀어오른 달걀찜도 함께 나왔답니다, 식으면 금새 비린내가 나서 맛없는게 달걀찜인데 이렇게 뚝배기에서 바로 끓여 내오니 마지막까지 따뜻하게 먹을 수 있어 좋았지요.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와도 달걀찜, 고등어, 두부가 있어서 반찬투정없이 맛있게 잘 먹을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아, 그리고 식당 한 켠에 유아의자도 비치되어 있었답니다. 

↗솥밥도 등장!

↗흰 콩과 검은쌀이 섞인 솥밥이었어요, 밥을 먼저 공기에 덜어두고는 주전자에 나온 뜨끈한 물을 부어 뚜껑을 다시 덮어주었답니다. 밥을 다 먹고 나면 입맛까지 깔끔하게 해 줄 누룽지가 완성될테니! 흐흣^^

정말이지 친정엄마도, 사돈어른도, 저도.. 나이대는 다르지만 모두가 만족한 밥상이었답니다. 제가 느끼기에 조금 아쉬웠던 것 한 가지는 숭늉이었어요, 보통 돌솥밥 먹을 때 물 부어서 뚜껑을 덮어두면 밥을 다 먹고 뚜껑을 열어도 뜨끈하거나 부글부글 끓어오르거나 하는데.. 스텐으로 지은 솥밥이라 냄비 자체가 빨리 식어버리는 것 때문인지 숭늉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것이었어요. 살짝 눌은 밥에 따뜻한 물 부어 긁어먹는 느낌이랄까요? 뭐, 그래도 밥을 다 먹고 나서 입을 깔끔하게 한 번 정리하는데는 부족함이 없었답니다. 아직은 추운 겨울이 아니니 아마도 덜 아쉬운 것일지도. 그렇지만 한겨울 눈 내린 날 먹고 있다면 더 뜨겁게 보글보글 끓어올라 후후 불어먹는 숭늉이 그리울지도 몰라요.

↗밥을 먹고 나오니 그제야 눈에 들어오는 장독들입니다. 갖가지 모양의 독들이 많이 놓여져 있었는데 그 중에 제일 맘에 드는 것 하나만 찍어봤어요. 옛날 옛적에 우리 어머님네 손끝에서 이 독들은 장도 담고, 김치도 담고 그렇게 그 맛을 지켜주면서 많은 것들을 담아냈겠죠? 장독만큼은 변함없이 그 자리에서 사라지지 않았으면 싶었습니다. 언젠가 주택으로 이사를 가게 되면 꼭 저만의 장독대를 만들어 간장도, 된장도, 고추장도 담그고 김치도 넣어두어야겠습니다.

 

- 남도명가 반야월점 -

대구 동구 안심로73길 3 (신서동 626-7)

053-964-5550

지도를 클릭하시면 위치정보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당신의 공감은 몸치 서가맘도 춤추게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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