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풍이 더 즐거워지는 도시락싸기♥

오늘 새벽5시쯤 경남 통영에 상륙했던 태풍 콩레이가 잘 지나가고 오후 시간에는 파란 하늘이 까꿍하고 그 얼굴을 드러내었습니다. 태풍의 영향으로 인해 아직도 산 위로는 구름이 하늘까지 가득하고 바람도 꽤 세게 불어 구름의 이동 속도가 빠르긴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빠른 시간 안에 파란 하늘을 볼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 못했는데 참 감사한 일이예요. 집에서 내다보이는 금호강에는 평소엔 생각지도 못했던 곳까지 물이 차 올라서 빠르게 급류타기를 하고 있답니다. 둑이 있어서 참 감사하다는 것도 새삼 생각해 본 오늘이었어요. 태풍이 지나간 곳에 피해는 많이 없었는지, 혹여 피해가 있다면 꼭 빠른 시일 내에 복구가 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서가네 두 아이들은 지난 목요일에 화본역으로 기차를 타고 가을 소풍을 다녀왔답니다. 1년에 한 번 기차타고 가는 여행이라 아이들이 참 많이 기대했던 날이었어요, 게다가 우리 둘째는 도시락 싸들고 처음 가는 가을 소풍이라 더더욱 마음이 설렜을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가을 소풍을 간다기에 어떤 도시락을 싸 줄까 고민을 정말 많이 했답니다. 사실, 서가맘이 심하게 입덧 중이기도 하고 유산기도 있어서 누워만 있어야 한다는 의사의 지시가 있었던지라 '이번엔 사서 보낼까? 아님, 다른 엄마한테 좀 부탁을 할까?' 여러가지 대안을 생각했었답니다. 그렇지만 둘 다 마음이 편치 않아서 결국은 직접 싸서 보내기로 결정, 집에 누워만 있으니 마트까지 장 보러 나갈 수는 없고 해서 남편에게 퇴근길에 장을 좀 봐달라고 부탁을 했었답니다. 연이은 야근에 피곤한 서가파파지만 제가 얘기했던 것들을 하나도 빼먹지 않고 다 챙겨다줘서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른답니다. "여보, 고마워요!"

↗입덧 때문에 후라이팬 달군 냄새, 참기름과 들기름, 식용유까지 모든 기름 냄새가 너무도 힘겨운지라 이번엔 일반김밥을 하지 않기로 결정을 해답니다. 최대한 냄새 덜 풍기는 달팽이김밥을 싸기로 결정, 김을 잘라서 준비했답니다. 김을 반으로 자르고, 반 자른 김을 또 한 번 자르는데 사진에서처럼 크기가 조금 다르게 잘라서 준비했어요.

↗가장 작게 잘라둔 김으로는 3등분해서 겹쳐둔 체다치즈를 돌돌 싸 주었답니다. 달팽이의 몸통 부분이 될 거예요.

↗조금 크게 잘라둔 김으로는 샐러드햄과 아기치즈를 겹쳐서 돌돌 말아주었답니다. 샐러드햄만 두세장 겹쳐서 돌돌 말아도 상관없답니다. 이건 달팽이의 집이 될 부분이예요.

↗김밥김을 반으로 잘라두었던 부분에 참기름간을 해서 비벼둔 밥을 얇게 펴올리고 체다치즈와 말아둔 샐러드햄을 올리고는 그대로 돌돌 말아주었답니다. 다 말고 나니 옆 부분이 이런 모양이 되었어요.

↗참기름 살짝 묻혀둔 칼로 잘라보니 단면이 이렇게 되었네요, 3살 우리 둘째 입에 쏙 들어갈 수 있도록 저는 샐러드햄을 하나만 말아주었답니다.

↗이건 샐러드햄과 아기치즈를 함께 말아서 달팽이집을 만든 김밥인데 크기가 꽤 커서 우리 둘째는 못 먹겠더라고요. 예쁘긴 확실히 이게 예쁜 것 같은데.. 그래서 이 김밥은 첫째 아이와 남편에게 돌아갔지요. 이제 여기에 빨대로 찍어둔 치즈와 까만 깨(김도 좋아요)로 눈을 만들어 올리기만 하면 끝이예요.

 

 

↗김밥은 이제 다 끝났으니 메추리알로 병아리를 만들 차례예요. 깐 메추리알을 선호하지 않는 아내 때문에 메추리알 한 판을 사와서 신랑이 잘 삶아서는 깨끗하게, 깨지지 않게 잘 까 주어서 너무 고마웠어요.

↗당근을 얇게 저며서 닭벼슬 모양과 부리 모양으로 잘라 주었어요, 이걸 메추리알에다 칼집을 내서 원하는 자리에 꽂아주고 이쑤시개로 눈 부분에 구멍을 내어 검은 깨를 꽂아주면 병아리도 완성입니다.

↗첫째가 아빠한테 도시락에다 햄이랑 밥을 싸달라고 했다는데.. 그래서 선택한 비엔나햄입니다. 남편이 소세지커터를 사왔길래 좀 쉽게 하겠구나 싶었는데 왠걸요~ 다 터지기만 하고 되지도 않고. 결국 뜨거운 물에다 살짝 데쳐서는 칼로 자르고 무늬내고.. 그냥 평소에 하던 대로 했답니다. 입덧 때문에 이건 남편이 후라이팬에다 맛있게 볶아주었답니다.

↗캐릭터픽과 소세지커터, 캐릭터픽은 유용하게 잘 썼는데 소세지커터는 실망스러웠지요. 저걸 잘 쓰는 방법이 따로 있기라도 한걸까요?

↗우리 첫째 도시락입니다. 아래엔 꼬마유부초밥 여섯개를 넣고, 그 위에 달팽이김밥과 소세지햄과 병아리들을 올려주었다비다. 브로콜리는 야채가 안 들어간 김밥 때문에 조금 속상해서 하나씩 넣어주었어요.

↗둘째 도시락은 꼬마유부초밥 세 개를 한 번씩 잘라서 넣어주고 그 위에 달팽이김밥과 소세지햄, 병아리, 데친 브로콜리를 넣어주었어요. 둘째는 햄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입맛에 맞을지 걱정이 조금 되었답니다.

↗아이들 소풍 도시락을 싸면서 남편 도시락도 함께 쌌답니다. 출근해서 팀 동료들과 하나씩 집어먹고 나면 없어질 적은 양이지만, 그냥 소풍 도시락은 왠지 기분이 좋아진다고나 할까요? 

↗아이들 김밥 도시락과 함께 미니 사과 두 개와 햄치즈샌드위치도 돌돌 말아 함께 싸서 보냈답니다. 너무 급한 나머지 냉장고에 넣어둔 치즈를 꺼내서 바로 돌돌 말아주었더니 치즈가 다 부러져버렸어요. 그래도 아이가 잘 먹어주어 고마웠어요. 그리고 저는 급한 맘에 캐릭터픽으로 하나씩 고정해주긴 했지만 식빵 끝부분에 우유를 살짝 발라서 눌러주면 식빵이 잘 떨어지지 않는답니다. 헤헷^^;

태풍도 무사히 잘 지나가고 이젠 화창한 10월이 남아있을 것 같아요. 아이들 데리고 가까운 곳으로 나들이 많이들 가실텐데 김밥도 싸고 샌드위치도 만들고 과일도 챙겨서 기분좋게 다녀오시길 바랄게요. 오가는 길엔 항상 안전운전 아시죠? 늘 행복하세요!

♥당신의 공감은 서가맘을 미소짓게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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